투혼과 정신력으로 맞서야 할 A조 최강 우즈벡과의 일전

한국 vs 우즈벡 프리뷰  

  

레바논전 경기를 보다가 아직까지도 영 마음에 걸리는 장면이 있었다.

경기는 제대로 풀리지 않고 스코어는 0대1로 지고 있는 상황, 우연히 한국팀 벤치가 눈에 들어왔는데 선수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웃고 있었다.

  

새벽에 잠 안자고 중계방송을 보는 사람도 내내 답답한 마음에 좌불안석이었는데, 현장에서 상황을 직접 보고 있는 선수들이 웃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물론 경기는 질 수도 있다. 

경기 당일 갑자기 컨디션이 나빴다거나, 전술적인 운용이 상대의 예기치 못한 압박에 의해 여의치 못했거나, 지독하게 골운이 안따르는 등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꼬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경기 결과에 대해 나름대로의 논거를 가지고 비판은 할 수 있어도 막나가는 비난은 삼가해야 한다.

  

 

그러나 서두에서 언급한 장면은 아무리 달리 생각하려 해도 공감과 이해가 되질 않는다.

70-80년대 축구도 아니고 늘 투지, 투혼만 강조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이번만큼은 정신을 좀 차려야 할 것 같다.

 

이번 우즈벡과의 경기는 정신력을 제대로 갖추고 체력이 다 소진되는 한이 있어도 한 발 더 뛰고, 그라운드 안에서 소리쳐 소통하면서 도전자의 입장에서 투혼을 불사르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제 현실적으로 A조의 최강은 우즈벡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경기력을 복기해 보면 이는 지극히 당연한 관점으로서 현재 우리팀과 우즈벡의 베스트11 스쿼드를 비교해도 우즈벡이 결코 뒤지지 않는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카파제, 하이다로프, 제파로프, 아우베도프가 포진한 미드필드 진영은 파워와 조직력 부분에서 현재 우리의 스쿼드 보다도 확실히 앞서 있으므로 강력한 압박을 통해 빌드업 라인 전체를 끌고 올라와 플레이를 할 것이다. 

즉 우리로서는 미드필드 장악부터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기에 죽을 힘을 다해 한 발씩 더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즈벡의 가장 큰 강점은 우수한 선수가 포진해 있다는 것 자체 보다도 그동안 다져온 탄탄한 조직력에 있다.

이러한 조직적인 플레이는 강력한 압박과 위력적인 세트피스 능력, 그리고 정확한 공간 패스에 의한 빠른 측면 돌파 등의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우즈벡이 A조 최강팀이란 인식을 가지고 일전을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각오가 필요한 이유는,,

일단 안일한 정신 상태를 각성하고 투혼을 발휘해야 한다는 멘탈적인 부분 이외에,,

전술적인 컨셉을 제대로 짚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전력상 한 수 위라는 생각으로 전술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이번 우즈벡전만큼은 우리가 더 밀리는 전력이란 생각으로 전술 운용을 구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자면, 꼭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도 하지만 절대로 져서도 안되는 경기이며, 수세적으로 경기를 해서도 안되지만, 수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터놓고 말해서 손흥민을 선발 기용하려 한다면 투톱 운용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고 본다.

미드필드에서부터 밀리는 양상이 예상되는 시점에 두 명씩이나 전방에서 고립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드필드에서 세밀한 플레이를 보여준 적도 없기 때문에 롱패스에 의한 역습 시도는 차라리 손흥민 혼자서라도 충분하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이유는 일단 이른 시간 안에 또 다시 선제골을 내주면 안되고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을 통해 먼저 중원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하며 오히려 상대를 초조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되 교체카드와 전술 운용의 변화를 통해 우즈벡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득점을 성공시켜야 한다.

(그동안 90분 동안 유연한 전술변화를 보여준 적이 거의 없는 예측 가능한 플레이로 일관해왔기 때문에 상대의 페이스에 계속 말려들어 온 것이다.)

  

이러한 운용은 우리가 우즈벡 보다 전력상 우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각성했을 때 가능한 컨셉이다.

    

   

이번 우즈벡전에 대한 단상을  다시 정리하자면,,

첫째.. 정신을 차리고 죽을 힘을 다해서 뛰어야 한다는 것

둘째.. 우즈벡은 다른 아시아 팀들처럼 한국을 보고 움츠러들 팀이 결코 아니므로 투톱 운용 보다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과 수비강화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

셋째.. 부분적으로 상황에 따른 전술변화와 교체카드를 적절히 운용할 것

넷째.. 정신력은 다시 한 번 강조할 것

다섯째.. 상대팀 우즈벡에 대한 분석을 계속 피드백 할 것

  

2002년 이후 역대 가장 우수한 스쿼드를 보유하고도 94 미국월드컵 예선 당시만큼 본선 진출의 전망이 상당히 어두운 시점이다.

무조건적인 비난도 삼가해야 하지만, 정신부터 제대로 차려야 할 시점이다.

  

월드컵은 단순한 국제대회가 아니라 단일 종목 대회이면서도 올림픽의 규모와 흥행, 그리고 인기에 맞먹는(오히려 능가하는) 메이저 대회다.

이런 월드컵에 못 나간다는 것은 축구팬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사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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