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대표팀 감독직 고사를 반기는 이유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유력시 되었던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후임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은 시일이 더 걸릴 수 밖에 없게 되었으며, 당장 내달 열리는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는 물론 2014 브라질월드컵을 위한 로드맵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홍명보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설령 단기간의 결과가 나쁘더라도(즉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는 한이 있더라도 있더라도) 축구협회의 주먹구구식의 감독 선임이나 밀실 퇴진 압력 등.. 사전준비와 절차가 미흡한 무능한 행태가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시한부 감독임을 자처함으로써 본인이 대표팀 감독직을 원했던 것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시인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는 예선전이 막바지에 이르러 최강희 감독의 연임을 이야기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더니, 예선전이 끝난 이후에는 부랴부랴 홍명보 대세론을 굳히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다른 감독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광래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진 압력 직후, 축구협회는 마치 유명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것처럼 연막을 펼치다가 갑작스럽게 최강희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에 앉힌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홍명보 감독 한 사람 외에는 달리 고려하거나 접촉한 감독은 없었을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까운 것 같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한 것이 반가운 이유를 더 들자면..

일단 홍명보 감독은 언젠가는 적절한 시기에 준비된 대표팀 감독으로서 충분히 그 역량을 발휘할 시기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재원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이 아무리 우리 선수들을 잘알고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고 수비수 출신답게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압박축구를 선호한다고 하더라도,, 예선전을 함께 하지 못한 선수들과 브라질월드컵까지1년 동안, 동아시아 대회를 포함하여 A매치라고는 고작 15번도 안될 실전 경험으로 자신의 팀컬러를 구축하기엔 무리가 있다.

 

  

선수로서 2002 한일월드컵 영광의 유산을 물려받았고 대표팀 코치와 연령별 감독 경험을 두루 거쳐 런던 올림픽동메달을 획득한 홍명보 감독이지만, 자칫 1년짜리 감독으로 토사구팽 당하게 될 경우, 한국은 미래의 유능한 감독 재원 하나를 또 다시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홍감독이 장기 계약으로 차기 2018년 러시아 월드컵대회까지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워낙 극성스러운 우리나라 팬들의 정서와 절차없이 감독을 자르는 우리나라 축구협회 행태상 당장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종잇쪽지에 불과한 계약서가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표팀 감독 중에서 4년 이상 감독직을 역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분명 좋은 감독 재원이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월드컵 본선만을 위한 1년짜리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현 대표팀의 감독이 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리고 이번 예선전에서 부진했던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축협에게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기 감독 선정에 상당히 게을렀던 부분을 각인시키는 차원에서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직 고사는 대표팀 자체만을 놓고 보면 뾰족한 대안도 없어 매우 심란하긴 하지만, 좀 더 큰 각성을 위해 나름대로 의미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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