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개근상으로나 만족해야 했던 이란전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팀컬러 재구축 등.. 시급히 회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대표팀 

 

우리나라는 세계 6번째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냈다.

어쨌든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고 최강희 감독도 임무를 완수했다.

... ...

어쨌든 값진 결과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을 크게 기뻐할 수만은 없는 기분이 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경기에서 이란은 우리에게 계속 몰린듯 보였지만, 사실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경기를 치렀고, 그들이 잘하는 방식대로 노리던 기회를 살려 승리를 가져갔다.

그리고 우리 안방에서 우리팀 벤치와 팬들에게 도발을 했다.

 

우리와의 경기에서 정면 승부든 비기기 작전이든 모두 위험 부담이 따르는 선택지 중에서 이란은 먼저 잠그는 쪽을 택했다.

우리가 전반전 절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팀의 적극적인 공격 의지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란이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끌고 가기 위한 전술도 한 몫을 한 것이다.

 

그리고 후반전에 이란은 여전히 비기기 위한 전술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인 빌드업을 끌어 올린 다음 반격의 횟수를 늘려갔다.

이란이 이렇게 변화를 줄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공격루트가 쉽게 예측 당할 정도로 단순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비겨도 되는 쪽을 선택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조금 더 절박한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었던 이란이었는데, 오히려 이란은 우리의 뻔한 공격루트를 차단하는데 주력하면서 우리 수비의 단 한 차례 실수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오만한 승리까지 챙겨갔다.

 

 

어차피 이제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는 여정은 막을 내렸고, 경기 안팎으로 좋은 기억이라고는 별로 없는 이란전을 곱씹어 봐야 이젠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다.

문제는 바로 이제부터이다. 

이번 최종 예선전에서 노출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속히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야 하며, 망가진 대표팀의 팀컬러와 경기력을 회복해야 한다.

 

일단 가장 시급한 것은 새로운 대표팀 감독의 선임이다.

월드컵 본선까지는 대략 15번 정도의 A매치가 예정되어 있다.

누가 새로운 대표팀 감독이 되든 앞으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결코 충분하지가 않다.

 

축협에서는 한 때 최강희 감독의 연임을 거론한 적도 있었는데, 최강희 감독은 선임될 당시에도 그렇고 이번 이란전을 끝마치고 나서도 물러날 뜻을 밝혔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

  

우선 당장 다음 달부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를 대비해야 한다.

한국, 호주, 일본, 중국이 풀리그 경기로 치르는 이 대회는 FIFA 공식 A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K리그와 일본, 중국 리그 소속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워낙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동아시아 축구대회는 어쩌면 임시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었으므로 이제는 한 게임, 한 게임의 승부에 절박하게 매달리기 보다는 대표팀의 경기력과 팀컬러를 회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복안으로 운영되었으면 한다.

분명.. 이러한 과정의 모든 책임은 대한축구협회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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