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더레이션스컵] 최정예 일본의 브라질전 3대0 대패가 주는 두 가지 단상

유럽파 총동원한 일본, 브라질에 0대3 대패. 그래도 프레월드컵에 참가하는 일본이 부럽다.  

  

축구의 대륙간컵이라 할 수 있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사우디가 처음 주도한 이벤트적 성격의 대회로 시작하여 FIFA의 공식 대회로서 권위를 지니게 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이제는 명실공히 대륙별 챔피언들과 월드컵 우승팀 및 개최국이 참가하는 대륙간 챔피언들의 대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일본의 브라질전 패배에 대한 단상1. 부러움

   

월드컵을 제외하고서는 각 대륙별 선수권 대회(유로 선수권, 아시안컵, 북중미 골든컵, 남미 코파아메리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와 대륙별 클럽 챔피언스리그가 권위와 인기, 그리고 흥행면에서 단연 앞서 있지만,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월드컵 우승팀과 대륙별 챔피언들이 출전한다는 의미에서 그 상징적인 의미는 대륙별 선수권 대회 보다 상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징적인 의미보다도 차기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차기 월드컵 개최지에서 펼쳐지는 프레월드컵의 성격으로서의 컨페더레이션스컵이 갖는 실질적인 의미는 바로 월드컵 개최지의 준비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 및 현지 분위기를 점검하고, 세계적인 강팀들의 경기력과 현대 축구의 흐름을 직접 경험하는데 있다.

  

유럽, 남미의 강호들을 제외한 다른 대륙의 팀들은 개런티와 흥행수입은 차체하고도 돈 한 푼 안들이고 상위 랭킹에 포진한 세계적인 강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목전으로 다가온 월드컵 본선을 대비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익이 있다.

 

물론 컨페더레이션스컵 성적이 월드컵 본선에서의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륙 챔피언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제대로 전력을 갖춘 강팀들과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비록 유럽파 최정예 멤버를 모두 가동하고도 브라질에게 3대0으로 대패하긴 했지만, 바로 위와 같은 이유에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하고 있는 일본이 부러운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의 맹주라는 상징적 타이틀 때문만이 아닌, 이러한 실질적인 이득을 위해서도 대륙컵인 아시안컵을 더 이상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한 바 있는 우리나라도 이제는 이러한 부분을 잘 인식하기 시작하여,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모든 유럽파를 소집한뒤 단 1패도 없는 선전을 펼치며 최선을 다했지만, 일본에게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는 바람에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 승부차기 승부는 공식적으로는 무승부 -)

  

     

컨페더레이션스컵, 일본의 브라질전 패배에 대한 단상2. 피드백

  

이번에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일본對브라질전으로 관점을 좁혀, 타산지석이 될만한 실질적인 경기력과 관련된 측면에서의 단상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30대 중반의 엔도가 여전히 중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 유럽파를 선호하는 일본의 자케로니 감독은 언제나 그러했듯 유럽파 9명을 선발 투입했다. 

  

일본은 슈팅 수에서는 13대 11로 대등했다.

그러나 점유율은 35대 65로 브라질에게 크게 밀리며 경기를 장악 당했다.

  

압박에서조차 한 수 위의 브라질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노쇠한 엔도와 수비 가담이 좋지 못한 가가와를 대신해 수비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던 일본의 미들과 수비진은 브라질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일본이 자랑하는 윙백 우치다는 네이마르의 돌파를 막느라 바빴고 나카토모 역시 헐크의 공격을 막기에도 버거워 특유의 오버래핑을 감행할 수가 없자, 어느 팀을 만나도 자신들만의 플레이를 펼친다던 일본은 브라질의 강한 압박과 공세에 밀려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가 없었다.

  

일본의 원톱 오카자키는 철저히 고립된 채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가가와 역시 눈에 띄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혼다만이 두어 차례 개인전술을 이용한 돌파를 시도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마저도 2~3명이 에워싸는 브라질의 순간적인 압박에 큰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기술축구의 대명사인 팀컬러와는 상이한 브라질의 강한 압박과 몸싸움이 더욱 돋보인 경기였는데,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브라질을 통한 對일본전 해법 뿐만 아니라,,

정확하고 유기적인 패스로 볼 점유율을 장악하는 바르샤의 티키타카를 안정된 볼 컨트롤이 전제된 강력한 압박으로 무너뜨린 바이에른 뮌헨식 시스템 압박이 실리적으로 진화된 현대 축구의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 이란전을 마지막으로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은 막을 내린다.

이제까지는 오로지 예선 통과만이 지상과제였기에 '압박 실종', '뻥축구' 등의 전술적 컨셉과 팀컬러에 대한 문제는 일단 결과적인 측면 다음으로 유보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압박과 전술적인 부분에 대해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으며, 지금 개최되고 있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우리가 준비해야 할 과제를 피드백 하기 좋은 간접적인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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