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끔찍했던 알제리전 전반전.. 

한국 월드컵 출전 사상 최악의 경기가 된 알제리전 패인은 무엇일까?

    

알제리전과의 전반전은 1954년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아 선수 구성조차 어려워 40대 선수들이 즐비했던 스위스월드컵을 제외하고,,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출전한 이래 최악의 경기력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워낙 축구를 좋아하는 터라 근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월드컵 폐인이 되다시피 하고 틈나는대로 축구 포스팅을 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이번 알제리전은 포스팅 의욕은 물론 하루종일 의욕까지 상실케 할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외국 언론 중에는 한국팀의 브라질월드컵 출전 자격까지 거론할 정도로 가감없는 논조를 게재하는 곳도 있을 정도여서 더욱 참담한 심정입니다.

  

알제리전의 패인과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드러난 세계 축구의 흐름은 그 맥락을 함께 하고 있는듯 합니다. 그것은 바로 강력한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그야말로 화끈하게 아름다운 역습이죠.

 

네덜란드와 프랑스를 필두로 독일, 콜롬비아 등.. 변형된, 혹은 경기 도중 유연하게 전환되는 쓰리백(사실상 파이브-5백)을 구사하는 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는 수비를 강화하면서도 결코 수비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새로운 형태의 '선수비 후역습'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선수비 후역습의 의미는 이란의 '텐백'이나 러시아와 같은 전형적인 역습전술이 아닙니다.

  

쓰리백에 좌우윙백이 포진한 형태.. 그러나 수비에 중점을 둔 것은 아니면서도 수비조직을 당화하고 공격 가담시 쉴새없이 몰아치는 전술 형태..

바로 이러한 새로운 축구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나타나기 시작했고 경기마다 오히려 더욱 다이나믹하고 화끈한 골폭죽을 터뜨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선수 구성 엔트으리에 연연해 있을 때 세계 축구는 이미 한 단계 진화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알제리전의 패인은 이러한 세계 축구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부분과 그 궤적을 함께 하고 있지만, 우리의 축구계의 여건과 풍토, 그리고 인프라 등을 고려했을 때.. 이런 흐름까지 미리 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일 것입니다.

  

다만 우리팀 스스로의 문제를 냉정하게 짚어보았을 때..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수비조직력이 너무나도 허술하고 기복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선수 선발, 선수 개인능력, 집중력, 자신감, 경험, 팀웤, 컨디션, 정신력, 그리고 기본기 등.. 여러가지 요인에서 기인하는 것이지만, 아프리카 팀인 알제리전만을 두고 본다면,,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전술 변화에 대한 경직성입니다. (이것은 곧 홍명보감독의 경험과도 무관한 것이지만, 여기에서 이에 대한 부연은 생략하겠습니다)

  

알제리는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5명의 선발 엔트리를 교체했으며, 벨기에전과 다른 전술과 전형으로 한국전을 대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전반전은 기존의 스쿼드와 전술을 그대로 답습했는데, 더욱 기가 막혔던 것은 수비 실책으로 실점하는 모습마저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전에서 최근 평가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 다소 안심을 했더니 같은 아프리리카팀인 알제리를 만나서는 평가전 패배 때 보였던 실수들을 어떻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그렇게 더 심하게 재연할 수 있는지 황당할 뿐입니다. 

  

  

알제리전 패인은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 보다도 평가전에서 드러났던 수비조직력에 대한 문제점들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던 것과 감독의 경험부족에 따른 그릇된 신념, 그리고 쉽게 패닉상태에 빠져들었던 선수들의 심약한 멘탈이었다고 봅니다.

  

이제 우리는 벨기에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알제리전으로 이미 실망했고 16강 진출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가능성은 확인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벨기에전에서는 정말이지 승패를 떠나 설령 지더라도 우왕좌왕 하지 말고 부디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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