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이 박지성이 되는 길 

    

최근 김보경은 위기를 맞고 있는듯 했다.

감독이 바뀐 소속팀 카디프시티에서의 출전 횟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고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위한 대표팀 소집 후에도 선발 출장을 하지 못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김보경은 다행히도 풀럼과의 EPL 29라운드 홈경기에서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맡은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내며 팀의 3대1 승리에 기여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진 못했지만 3회의 인터셉트와 유효슈팅 3개, 키패스 2회를 기록하며 이른바 팀 기여도에 있어 최고의 활약을 펼쳤는데..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A매치에 참가하고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12.7km를 뛰며 뛰어난 활동량과 체력을 과시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김보경 본인은 정작 부담스러워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제2의 박지성'이라는 별칭을 얻을만큼 박지성과 플레이스타일이나 포지션 역할, 심지어 체격조건까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박지성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보경은 폭발적인 체력을 바탕으로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산소탱크', '수비형 윙어'라는 독특한 유닛 스타일을 창출해낸 박지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김보경이 박지성에 비해 상대적인 핸디캡으로 지적될만한 체력적인 부분을  완전히 극복해 보인 경기가 바로 풀럼전이다.

일단 김보경이 풀럼전에서 활약한 기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이동거리 : 12.7km (EPL 주간 통산 활동량 1위)

  2. 유효슈팅 : 3개 (카디프 2위)

  3. 가로채기 : 3회 (카디프 1위)

  4. 볼터치 : 73회 (카디프 2위)

  5. 키패스 : 2회 (카디프 3위)

 

김보경의 이러한 기록은 그리스전에서 비록 17분 밖에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했으나 A매치에서 복귀한 선수치고는 대단한 기록으로 평가받을만 한 것이다.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에서 아직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박지성이 남긴 족적과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박지성을 닮은 유닛의 탄생을 기대하는 것은 축구팬의 입장에서 또 하나의 강렬한 염원일 것이다.

물론 이 염원의 중심에 김보경이 있다.

  

따라서 모든 면에서 박지성을 가장 많이 닮은 김보경이 정말로 '제2의 박지성'이 되려면 박지성의 장점을 다시 한번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단 박지성의 장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경기 전반에 걸친 체력 안배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체력을 스스로 배분할 줄 안다)

  2. 빅매치에 강하다. (담이 크고 근성이 있어서인지 결정적인 득점과 기여를 한다)

  3. 가장 놀라운 점은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다.

  4. 템포와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좋다. 그래서 팀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낸다.

  5. 팀내 영향력과 스타성 (이는 경기 외적 요소지만, 인지도와 평가에 있어서 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볼 때 박지성처럼 팀내에서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경기 장악력에 기여할만한 선수로는 수비부문에서는 박주호를 들 수 있고 공격부문에서는 김보경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은 대표팀에서의 스타팅 스쿼드를 염두한 것은 아니며, 현재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꼭 필요한 자원으로서 상황에 따라 특화된 역할을 수행해내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박주호는 이미 소속팀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고 김보경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이번 풀럼전에서의 활약을 통해 팀의 중심으로 다시 부상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보경이 박지성의 장점을 이어받고, 박지성의 상대적인 단점이었던 돌발적인 슈팅 챤스에서의 골결정력과 볼키핑력을 바탕로 한 돌파력, 그리고 정확한 크로스 능력을 더 보강한다면 김보경은 '제2의 박지성'이 아닌 김보경 그 자체로도 한국 축구선수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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