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카타르 아시안컵이 마침내 개막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아시아 강팀들을 꺾고 일단 결승에 올라야 한다.

어쨌든 결국 우리는 숙적 일본과 우승컵을 두고 맞붙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도 결승까지 고비가 있겠지만) 

 

우리 한국 대표팀은 사상 최강의 엔트리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영표 해설 위원 역시 현 축구 대표팀이 2002년 당시의 스쿼드 멤버보다 더 강한 최강 중의 최강팀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라이벌 숙적 일본 역시 이번 모리야스 체제의 대표팀을 나카타, 나카무라, 오노 신지, 이나모토 등이 포진해 있던 당시의 일본 대표팀 이래 최고의 팀으로 꼽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로는 역대 최강이란 평가다.

 

 현 일본 대표팀의 무서운 상승세

 

현재 일본팀은 최근까지의 전적이 보여주듯, 이제는 솔직히 상승세가 두려울 정도다.

축구팬이라면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최근까지 일본팀의 10연승과 45골이라는 성과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최근 무서울 정도로 두드러진 일본팀의 강점이다.

 

  • 밸런스가 너무 잘 짜여있다.
  • 주전, 후보 간의 격차가 없다.
  • 모리야스 체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조직력이 얄미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 선수들의 축구 지능들이 짜증 날 정도로 높다.
  • 유소년 시기부터 다져온 기본기는 덤이다,
  • 본래 일본의 팀 컬러에 실리 축구까지 접목해서 극도의 효율성까지 확보했다. 
  • 강팀들하고만 평가전을 해서 큰 스코어 차로 이겼다.
  • 기술에 집요함까지 갖췄다.
  • 다양한 B 플랜까지 구비했다. (모리야스 얄밉다)
  • 이제는 웬만해서는 쫄지 않는 배짱도 갖췄다.

 

일본은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티키타카 원조이자 자신들의 롤모델이었던 스페인까지 밟았다.

게다가 독일은 월드컵 본선과 평가전에서 모두 압살해 버렸다. 

(이제 독일 어떡하냐? 한국, 일본의 동네북이 되어버렸다. ㅋㅋ)

 

한 마디로 최근 일본의 상승세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재 일본은 FIFA 랭킹 17위에 랭크되어 있다.

아시아에서 FIFA 랭킹 10위 권에 두 번이나 진입한 팀은 일본이 유일하다. (열받는다. >. <)

 

우리가 역대 최강팀을 구성하면, 일본 또한 역대 최고의 팀이 구성된다.

 

 일본 어떻게 강해졌나? 

 

과거 일본 축구는 한국 축구의 간식거리였던 시절이 분명히 있다.

한일 간의 역대 전적에서 여전히 한국이 큰 차이로 앞서 있는 이유는 이미 오래전에 구축한 상대 전적 때문이다.

 

얻어맞으면서도 칼을 갈았던 일본

 

일본은 프로 축구도 우리보다 10년이나 늦은 1993년에 출범했다.

그런데 한국이 전두환 정권 시절, 국민 우민화 3S 정책의 일환으로 각종 프로 스포츠를 거의 반강제로 시작했다면, 

일본은 한국의 프로 축구 출범을 보고 그때부터 10년을 준비한 뒤 축구 리그를 시작한 것이다.

 

일본이 프로 스포츠 분야에서 한국보다 늦은 종목이 바로 축구이다.

그만큼 과거에는 일본 축구의 입장에서 한국은 분명 넘사벽이었다.

그동안 참 많이도 두들겨 맞았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일본이 야구만 좋아하고, 축구는 반은 포기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일본은 단일 스포츠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의 인기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종목인 축구를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

그저 조용히 칼을 갈고 준비하고 있었을 뿐..

 

90년대에 이르러 일본이 예전 같은 물뽕 팀이 아닌 것 같다는 분위기가 감지되었을 때도,,

우리는 "일본이 체격이 안 되니까 외국인 선수들이나 귀화시키고,  미드필드 위주 패스 플레이를 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기술 좋은 몇몇 선수들이 은퇴하거나 제외되면 여전히 별 거 아닐 거야"라는 정신적 위로를 하기에 급급했다. (축구 해설자들이 막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 안다.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인정받으려면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쓰러뜨려야 한다는 것을..

 

캐나다를-완파한-일본-축구-대표팀-화보-JFA-이미지
캐나다를 완파한 일본 축구 대표팀. JFA

 

무서울 정도로 집요한 Japan’s Way의 결과물

 

예전에 일본이 2050년쯤에는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망둥어가 뛰면 꼴뚜기도 뛴다"라고 중국 소림축구까지 축구굴기 한답시고 같은 말을 했을 땐 짜증까지 날 정도였다)

어쨌든 일본이 이런 말을 했을 때 대부분의 솔직한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그러나 지금 일본 축구의 행보를 보면, 더 이상 무조건 황당한 이야기가 절대 아니란 분위기를 실감하게 된다.

 

  • 90년도 초반부터 일본은 2050년에는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축구 관련 인구를 10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 탄탄한 축구 제반 시스템 구축과 상당한 수준의 프로리그 재정 확보,
  • 그리고 국가대표 강화와 유소년 및 청소년 육성, 지도자 양성 계획을 꾸준히, 아니 매우 집요하게 실천해 왔다.

 

이러한 일관되고 구체적인 노력들은 '시간'이라는 탄탄한 누적 요인을 보태며 일본이,,

 

  •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유럽파 선수를 보유하고,
  • 국내 리그의 안정적 흥행과
  • 강력한 연령대 별 대표팀을 보유해 온 원인은 물론,
  • 지난 카타르 월드컵 ~ 2024 아시안컵을 목전에 둔 현재, 지금과 같은 괴물 대표팀을 만든 밑거름이 된 것이다.

 

결국 바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일본 축구의 성과는,,

일본 축구협회와 자국 J리그, 그리고 대표팀에서부터 각 연령대 별 육성 시스템까지.. 이른바 'Japan's Way 플랜'이라는 지속적인 노력에 의해 탄생한 결과물인 셈이다.

 

'재패니스 웨이'의 핵심적인 개요는 다음과 같다.

 

  • 일본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아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 체격과 힘에서 뒤진다면 기술과 집요함, 페어플레이로 만회하면 된다.
  • 선수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한다.

 

부연하자면,,

한국이나 유럽 선수들보다 피지컬에서 밀려도 기술로 극복한다.

피지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술 공격과 수비 기술, 멘털, 몸싸움 때 요구되는 능력까지 매뉴얼화할 정도이다.

 

또한,,

자신의 개성과 장점을 무기로 어떤 감독이나 시스템, 전술 하에서도 팀을 위해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 즉 기술과 축구 지능, 그리고 팀워크를 중시하는 마인드가 바로 선수 발전 및 육성 방향의 전략적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축구 발전을 촉진한 한·일 라이벌 경쟁 구도와 한국 축구의 미래

 

한국과 일본의 경쟁은 결과적으로 아시아 축구 전반의 발전을 주도해 왔다.

아시아의 맹주가 되기 위한 이러한 한일전 라이벌 구도는 양 팀의 경기력 발전의 기폭제가 되었으며, 여기에 호주까지 가세한 형국이 되면서 한때 이란을 제외한 중동 축구는 상대적으로 쇠퇴하는 기류가 존재했었다.

 

나날이 발전하는 한국, 일본의 발전에 자극받고, 호주 및 중앙아시아의 강자인 우즈베키스탄의 도전에 직면한 아시아 축구의 또 다른 한 축, 중동 팀들 역시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동북아 축구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축구 열기로만 보면 전 세계 톱클래스인 동남아 축구도 손흥민, 이강인 등 한국과 일본의 유럽파 활약상을 지켜보면서 보는 눈만 한껏 높아진 데다 박항서, 김판곤 감독의 효과로 한껏 고무되어 있다.

아시아 전체적으로 축구 흥행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아시아 축구의 분위기와 흐름을 주도하고, 발전을 촉진한 데에는 분명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구도에서 파생된 여러 가지 흥행 요인이 분명하게 작용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은 이미 장기적인 100년 플랜을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발굴, 육성, 실행하고 있다.

 

한국 축구 역시 손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국내 프로 리그 활성화, 유소년 육성 시스템 구축 등.. 꾸준한 노력이 있어왔다.

 

하지만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은 부족한 점들이 있다.

 

  •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장기 플랜과 믿음직한 축구 행정력의 부재
  • 체계적인 계획에 따른 일관성 있는 투자의 부족
  • 국내 프로 리그의 불황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 여전히 미완성인 하부 리그 체계와 승강제
  • 아직까지 시스템보다는 감독과 에이스의 네임 밸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음

 

부연하자면,,

현재 우리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

웬만한 유럽팀 못지않은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어 매우 뿌듯하다.

 

하지만,

이런 선수들 이후에 또다시 이와 같은 자원들이 계속 나오지 않더라도 "우리 팀의 전력은 여전히 크게 다르지 않아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하자면,,

아직도 우리는 팀 자체보다 특정 주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곧,,

어떤 선수로 대체되든 확실한 팀 컬러와 조합된 기술력의 유지,

그리고 매뉴얼과도 같이 쭉 이어져 온 조직력으로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일본 축구의 방향성과 우리 한국 축구의 큰 차이점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시대적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축구협회와 열악한 시스템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적 요인으로 계속 작용하고 있다.

 

·  ·  ·  ·  ·

  

하지만 정말 더욱 심각한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이 문제로 인해 한국 축구는 이대로 가다 보면 자국 리그는 물론 제대로 된 선수 구성을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최악의 출산율 감소 문제

 

물론 이 문제는 비단 축구 문제만이 아니라 민족 유지와 국가 존립에 관련된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지금도 軍에서는 매년 1개 사단이 사라지고, 신병교육대가 폐쇄되고 있다.

 

'나라를 지킬 군대 병력 유지도 힘들어지는 판국에 축구 자원이 대수인가?'

어쨌든 축구든 군대든, 플랜이든 시스템이든, 무슨 인적 자원이 있어야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것 아닌가?

 

결국 축구 얘기로 시작해서 출산율 문제로 끝나게 된 이유는,,

결국 모든 것이 인적 자원과 관련된 근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니 뭐, 사람이 있어야 시스템이든 뭐든 유지될 것 아니겠는가?

 

이 문제가 결국 한국 축구는 물론, 국가와 민족의 존속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일단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어쨌든 결국에는 어떻게든 다 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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