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의 유럽무대 성공 가능성으로 보는 유소년 유망 수비자원 육성의 필요성

    

한 때 홍명보호의 올림픽팀 주장으로서 홍명보의 계보를 이을 대형 센터백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홍정호는 런던올림픽 직전 십자인대 부상으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으며 올림픽 팀은 박주영의 와일드카드 논란이 일었을 때 일각에서는 박주영의 합류 불발 보다 홍정호의 낙마가 더 큰 타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수비력 빈곤에 시달리던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 이적 한 홍정호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분데스리가에 적응하면서 향후 우리 대표팀은 김영권과 더불어 든든한 센터백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고 홍정호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로서는 구자철, 지동원에 이은 또 하나의 코리안릴리프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아시아 출신의 중앙수비수가 유럽무대에서 성공한 사례가 아예 없는데다 우리 선수 중에서도 중앙수비수로는 처음 유럽무대에 진출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홍정호의 분데스리가 연착륙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출전 시간을 거듭할수록 홍정호는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 수비라인의 핵심자원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수비라인은 공격 시발점을 홍정호에게 일임한듯한 인상을 갖게 할 정도로 수비라인에서 볼을 소유하게 되어 전방으로 패스를 뿌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홍정호에게 패스를 하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띄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홍정호의 패싱 과정은 분데스리가 진출 이후 갈수록 매끄러워지는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때 홍정호의 이러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조광래감독도 적극적인 패싱축구의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위해 포어리베로라는 변형된 포메이션 전술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물론 188cm, 77kg의 체격에 비해 몸싸움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박지성과 구자철이 그러했듯 홍정호 역시 오히려 유럽무대 진출 이후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흔적과 개선되어가는 과정을 최근 경기들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레버쿠젠을 상대로 한 코리안더비에서 손흥민의 슈팅 루트를 감지하고 신속하게 골문으로 이동하여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낸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아시아 선수들 중에는 많은 공격과 윙백자원들이 유럽무대에 많이 진출하여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있었지만, 중앙수비수로서 빅리그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출신 선수로서도 처음 있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홍정호의 발전과 성공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점에서 한 가지 짚어봐야 할 것은 장기적인 안목과 관점에서 전문 수비수를 육성할 바람직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손흥민의 케이스를 필두로 하여 현재 학원 축구 시스템에 대비되는 또 다른 한 축으로 성장한 우리의 (해외) 유소년 축구 유망주 육성 시스템도 '백승호, 장결희, 이승우, 이강인, 서명원, 김영규'라는 결실을 맺으며 서서히 정착을 해나가고 있는 추세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2002년 월드컵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본격적으로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에 돌입하여 2000년 전임 지도자 제도를 바탕으로 유망주를 육성, 발굴해 유학까지 보내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K리그 구단도 의무적으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갖추게 했기 때문에 이제는 많은 유망주들을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홍정호와 김영권과 같이 향후 대표팀의 수비라인을 책임질 수비수가 갈수록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소년 중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수비수를 지원하는 학생이 적은데다 현장에서 전문 수비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기는 것에만 목적을 두는 학원 축구의 구조도 문제다.

어린 선수들에게 축구의 재미와 기본기를 가르치는 것보다 이기는 기술을 가르치는데 치우치기 때문이다.

  

이영표가 은퇴했다.

그가 전설로 불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먼저 윙백수비수로서 이영표의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이영표, 송종국과 같은 윙백자원을 그리워하고 경기마다 수비불안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래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전문적이고 밸런스 있는 유망주 육성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영표의 은퇴와 홍정호의 분데스리가 적응기를 지켜보면서 향후 한국축구의 황금세대를 꿈꾸며 끄적여 본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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