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츠의 박주호 베스트11 선정,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
마인츠의 박주호가 독일 빌트지가 선정한 분데스리가 17라운드 베스트11에 미드필더 포지션 부문으로 선정되었다.
베스트11을 3-4-3 형태로 선정했기 때문에 17라운드에서 왼쪽 풀백으로 뛴 박주호를 미드필더 부문으로 선정한 것이다.
21일 함부르크와의 17라운드에서 3대2 역전승에 기여하며 평점 2점을 받은 것이 베스트11 선정되는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분데스리가는 평점 수치는 내림차순으로서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친 점수이다)
스위스 바젤에서의 기복없는 안정된 플레이와 챔피언스리그 무대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마인츠로 전격 이적되었던 박주호는 분데스리가 무대에서도 꾸준한 출전을 하면서 이제는 마인츠 전력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다.
원래 포지션이던 레프트 윙백은 물론 현재 마인츠에서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를 받아 수비와 미드필드를 오가며 분데스리가 무대에 안착했음은 물론 이제는 마인츠의 옵션이 아닌 디펜스의 주력유닛이 된 것이다.
상대적인 단점으로 여겨지던 주력 스피드의 부족은 1대1 상황에서 돌파당하지 않는 수비력으로, 상대와 직접 부딪혀 제압하는 피지컬 경합 약세는 넓은 시야와 패싱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당초 중위권 도약도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깨고 마인츠는 박주호가 일정 부분 기여한 수비 부문의 안정에 힘입어 2013-2014 분데스리가 전반기를 7승3무7패, 승점 24, 9위로 마감할 수 있었다.
특히 박주호는 전반기 17경기 모두 출장하는 기록도 세웠는데 이는 코리안 분데스리거 중에서 손흥민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어찌됐든 마인츠에게 있어서 박주호의 입지와 존재감은 그만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주호를 떠올릴 때 가장 아쉬운 점은 임펙트가 강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타성과 강한 인상을 남기는 플레이의 임펙트는 똑같은 활약을 펼쳤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러한 부분이 강할수록 선수 자신의 축구 라이프싸이클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와 영향력으로 작용하여 고무된 경기력 향상을 가져올 수도 있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굳이 자세한 설명을 차체하더라도 홍명보, 베컴, 박지성, 호날두, 이영표, 수아레스 등 경기력 외적으로도 위에 언급한 요소를 지니고 있는 선수들을 곰곰히 떠올려 이러한 부분들을 쉽게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주호가 수비수인 탓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는 것이 쉽지 않았을 뿐, 스위스 바젤 시절부터 현재 마인츠에 이르기까지 유럽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에서 거의 전 경기를 꾸준히 출전한 유일한 선수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박주호가 아직 빅클럽의 스카우트 대상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고 설령 빅클럽소속 선수였다고 한다면 두터운 선수층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장 꾸준한 출전을 보장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박주호가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해도 대표팀에서 당장 붙박이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하기 어렵다. 대표팀은 바젤과 마인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표팀내 유럽파 중에서 박주호는 출장 기록면에서 본다면 단연 1위를 기록하며 기성용과 손흥민을 앞서고 있다.
이러한 측면은 박주호가 지닌 강한 체력을 지니고 있고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며 화려하진 않더라도 안정적인 밸런스에 기여할만한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이영표, 송종국, 김동진, 차두리 이후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윙백자원 부재에 시달렸던 대표팀에게도 박주호의 꾸준한 성장은 수비자원들의 경쟁을 유도하고 다양한 대체 옵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분명히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박주호가 지금과 같이 팀내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져나가고 더 나아가 박지성에 이은 또 하나의 '언성 히어로'로 성장할만한 가치를 지닌 선수로 성장해 나가길 바라며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