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강팀 우루과이와 득점 없이 비기면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쉬운 무승부였지만, 좋은 경기 내용으로 선전함으로써 앞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결코 아쉽지만은 않은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월드컵 무대에서 통한 한국 빌드업 축구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우루과이를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루과이는 한국의 빌드업을 저지하며 후방에서 길게 볼을 투입하는 의외의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이러한 양상은 전반전 내내 지속됐다.
마치 한국이 우루과이보다 더 강한 팀인 것처럼 오해할만한 모습이어서 의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무리 직전 경기들에서 아르헨티나와 독일과 같은 강팀들이 사우디와 일본에게 똑같이 1대 2로 역전패당하는 경기 결과들 때문인지 우루과이가 우리를 상대로 처음부터 매우 매우 신중한 플레이를 펼쳤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출전국 중에서 미드필드 스쿼드만 놓고 봤을 때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우루과이였기에 이러한 모습에 대한 평가가 다음과 같이 엇갈리고 있다.
- 이번 대회의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강팀이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심리적 기조가 우루과이에게 너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이 원인이다.
-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우루과이는 한국전에 대비해 중거리슛을 집중 훈련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한국의 압박과 체력이 생각 외로 강했다.
-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가 월드컵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방증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팀의 빌드업 전술이 생각 외로 잘 운영되었다는 느낌이다.
이 경기에서 한국팀은 분명 패스 미스도 적었고, 상대팀으로 하여금 섣불리 적극적인 공격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모습이 이를 증명했다.
빌드업 축구는 자칫 의미 없는 점유율만 기록하면서 체력을 소비하는 비효율적인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번 경기에서 우리 한국팀은 빠른 수비 전환과 공간을 지키는 적절한 압박으로 상대 흐름을 끊고, 공격 시 무의미한 롱패스로 다시 점유율을 빼앗기는 답답한 플레이에 매몰되는 모습이 아닌 특유의 패스 플레이에 의한 빌드업 전술을 구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전반전에는 우리 한국의 점유율이 오히려 우루과이보다 조금 앞섰다..
마침내 벤투의 선택을 받은 이강인, 이강인은 특급 조커가 될 수 있을까?
이번 경기에서 국내 팬들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바로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었을 것이다.
축구팬이라면 과거 마라도나, 메시, 그리고 아구에로 같은 청소년 월드컵 MVP 출신 선수들이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로 우뚝 서는 과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는 한국 축구 역사상 세계 축구 메이저 대회인 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고 대회 MVP를 수상한 이강인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철저히 외면해왔기 때문에 이번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강인을 선발한 그 자체만으로도 의외의 깜짝 발탁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발탁은 했으나 과연 이강인이 월드컵 그라운드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는 외신은 물론 국내 팬들 역시 기대감과는 별개로 불확실한 희망사항이었다.
그런데 우루과이전 후반 30분이 채 경과하기 전에 드디어 이강인이 교체 투입되었다.
그동안은 그냥 막연했던, 경기 직전에는 왠지 복선과 같은 예고, 그러다가 기대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이 마스크 투혼을 펼치는 가운데 황희찬의 햄스트링 부상 결장으로 대신 오른쪽 윙어 포지션 선발로 나왔던 나상호가 수비 가담 역할까지 모두 수행한 다음 이강인과 교체된 것이다.
많은 활동량으로 체력이 다소 떨어져 우루과이 쪽으로 공격 흐름이 넘어가 있던 시점이긴 했지만, 몇 차례 특유의 탈압박 능력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패스가 빛을 발했다.
어쩌면 선발까지는 아니라도 경기 흐름을 바꾸거나 조율할 수 있는 이강인의 능력을 계속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상승하는 장면들이었다.
이강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매우 좋은 경기력에 무승부라 아쉽다"
"너무 재미있었다. 선수로서 경기에 뛸 때 최고로 행복하다"
"떨리기보다 설렜던 것 같다. 정말 계속 뛰고 싶었고 들어가면 최선을 다해 팀을 도우려 했다"
이제 우리는 첫 번째 조별 예선 우루과이 전에서 소중한 승점 1점을 얻으며 마무리했다.
아무쪼록 남은 경기 모두 선전하여 기록에 남을 결과를 이루어내길 기대한다.
아울러 그 중심에 대한민국 축구의 기대주 이강인 또한 우뚝 서게 되길 기원한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선전에 갈채를 보내며, 간절한 마음을 담아 변함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