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관계자들은 이미 손연재의 은퇴 결심을 이미 감지했을지는 모르지만, 일반 스포츠 팬들에게는 예고없이 갑작스러운 일이다.

  

리우올림픽에서 개인종합 4위의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 리듬체조 선수로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손연재의 은퇴 소식은 뒤를 이을 재목의 부재와 그동안 순탄치만은 않았던 현역 시절을 돌아보게 하여 팬들로 하여금 손연재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의 연민을 느끼게 한다.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손연재 은퇴 이유에 대해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학사특혜비리 사건이 불거지면서 교육부의 체육특기생 학사관리 강화 방침에 따라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등의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억측이 나돌고는 있지만, 그 이유는 정작 손연재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하루에도 여러 번씩 들었다"라고 밝혔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목표에 대한 동기가 사라지면서 부담감을 떨쳐내고 평범한 일상을 원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손연재는 그동안 상과 재활을 거듭하는 가운데서도 정말로 근거없는 비난과 이유없는 악플로 심신이 지쳤을 것이다.

그동안 악플러들은 손연재를 줄곧 김연아와 비교하면서 팩트 없는 가공된 소문들을 퍼뜨리며 인격살해에 가까운 비난과 댓글로 괴롭혀 왔다. 

 

    

또한 최근 불거진 '최순실게이트'와 관련하여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한 것도 구설수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국민요정'은 또 다시 네티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됨으로써 동기부여의 상실과 함께 선수생활을 계속 유지할 만한 동력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이쯤 되면 철벽상판을 두른 정치인들이 아닌 다음에야 누구라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양궁, 사격과 같은 격발 종목을 제외하고 과거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할만한 하계 스포츠 종목은 투기종목, 혹은 일부 구기종목 뿐이었다. 

연아, 이상화의 등장 이전에는 동계 스포츠는 쇼트트랙이 유일했었다.  

  

그래서 김연아(피겨) - 박태환(수영) - 그리고 손연재(리듬체조)로 이어지는 한국 스포츠계 3인방의 등장은 '스스로 불모지를 개척하여 피어난 스포츠 재원'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고 신선했다.

  

 


  

위의 세 종목 외에도 스피드 스케이트 부문의 이상화의 깜짝 등장도 신선했으나 스피드 빙상 스포츠 기반은 피겨, 리듬체조에 비해 이미 조성되어 있었으며, 수영의 경우에는 기반은 조성되어 있었어도 프리스타일 수영 부문에서 동양인으로서 세계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유전적으로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졌었기 때문에 박태환의 등장에 열광했던 것이다

 

동시대 국민들의 관심을 받던 스포츠계 3인방 중에서 동계 스포츠 부문에서 활약하며,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피겨여왕 김연아를 제외하고..

박태환과 손연재는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더욱 힘든 과정을 겪고 있거나 미완의 여정으로 영욕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되었다.

  

 

리듬체조의 불모지에서 어느 날인가 깜짝 등장하여 국민요정으로 기대를 모았던 손연재는 가장 큰 무대였던 올림픽 메달의 꿈을 목전에 두고도 이루지 못한채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어쩌면 그저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가 은퇴한 것 뿐'이라고 여기며 지나칠 수도 있는 소식이지만, "한국에서 피어난 요정, 한국에서 저버렸다"라는 어느 한 언론사의 기사제목처럼 손연재 또한 '홀로 피어나고 쓸쓸히 저버린 불모지의 꽃'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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