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평가전] 이정협 데뷔골 & 사라진 구자철과 김진

    

호주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펼쳐진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우리팀은 상대의 자책골과 이정협의 A매치 데뷔골로 승리를 거두었다.

  

기성용, 이청용, 그리고 차두리가 결장한 가운데 한국팀은 경기 초반 조영철, 이근호,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제로톱 공격진을 구성했으며,,

주장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미에 위치하고 박주호와 한국영이 중원에 포진했다.

수비진은 김진수-장현수-김주영-김창수가 포백라인을 형성했다. (골키퍼는 전후반 각각 김진현과 김승규가 투입됨)

  

 

전반전에는 그라운드 잔디에 물기가 있어서인지 볼키핑과 패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오히려 사우디에게 점유율을 내주며 끌려가기도 했다. 

후반전에 남태희, 이명주, 이정협 등이 교체 투입되고 박주호가 좌측면으로 이동하면서 보다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이 가능해지면서 사우디를 제압할 수 있었다.

  

전후반을 망라했을 때 박주호와 김창수가 무난한 활약을 펼쳤고 손흥민은 기대한대로 제로톱 스위칭플레이를 비롯,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의 역할[각주:1]까지 도맡으며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 

 

후반 27분이 경과한 시점에서 우리팀의 이번 호주아시안컵 스쿼드에서 유일하게 정통 공격수 자원으로 발탁된 신예 이정협이 데뷔골을 터뜨린 것도 큰 수확이다.

  

그러나 구자철과 김진수는 한 마디로 기대 이하였으며, 이근호 역시 특유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이 다소 부족했다. 

  

구자철은 공미에서 공격을 활로를 뚫지 못한채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치다 후반전에 곧바로 교체되었고,,

김진수 역시 공수 양면에서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한국영과의 조합이 아직 매끄럽지 상황에 있던 박주호가 중원과 측면을 모두 커버해야 하는 부담[각주:2]을 떨치지 못하며 분전해야 했다.

  

지난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득점왕이었던 구자철은 예전의 역할과 폼을 회복하지 않는 한,, 남태희, 혹은 이명주에게 포지션을 넘겨야 할만큼 오늘 평가전에서의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김진수는 최근 소속팀에서의 활약으로 상당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는 공수 양면 모두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김진수의 이러한 부진은 단순히 좌측면의 비활성화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이른바 '손흥민 시프트' 자체를 가동할 수 없는 요인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기성용과 조합을 이루게 될 중원 미드필더 자원에게 공수 공백을 커버하도록 하는 부담스런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아니었다면 발탁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이정협이 첫 A매치에서 데뷔골이자 실질적인 결승골을 터뜨려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골은 사우디의 문전 오른쪽을 완전히 허물어 버린 남태희의 돌파와 김창수의 크로스가 있어 가능했다)

 

이정협은 연령대 대표팀도 거치지 않은 신예지만, 김신욱, 이동국, 박주영 등.. 한국팀의 최전방을 담당할 정통 공격수들이 모두 제외된 가운데 유일한 원톱 자원으로 선발된 유닛이기 때문에 이정협의 이번 데뷔골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정협의 골은 한국팀 스쿼드에 원톱 자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른 팀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손흥민에게 집중될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본게임에서 한국팀이 보다 유연한 전술적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우디와의 평가전은 말 그대로 평가전일 뿐이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팀은 일단 체력적으로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며, 패스와 세트피스 등에 대한 세부적인 부분을 점검하여 전체적인 팀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기대한만큼의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주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 첫 번째 사우디의 자책골 역시 손흥민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시발점이 되었다. [본문으로]
  2. 후반전 김진수가 아웃되고 박주호가 좌측면으로 이동한 뒤에야 비로소 김창수의 우측면과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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