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불미스러운 사안으로 축구계 논란의 중심에 있던 블래터 FIFA 회장이 마침내 자진 사퇴를 했다.

  

FIFA 회장이라면 거의 국가원수급 의전을 받는 명예로운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블래터 FIFA 회장은 마피아식 인사 운용과 독단적인 행보, 그리고 뇌물 수수와 관련된 비리의 온상으로 끊임없이 지탄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5선에 성공한 블래터는 그동안 FIFA를 부패와 비리의 온상으로 얼룩지게 했다는 비난을 끊임없이 받아오면서 급기야 FIFA 회장 선거 직전 유럽축구연맹을 위시한 맹렬한 反블래터 연대의 발호와 미국과 스위스 검찰의 공조로 FIFA 임원들이 전격 체포되는 등.. 그동안 유례가 없었던 강도 높은 압박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 마침내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UEFA(유럽축구연맹), 프랑스 외무성, 후보자였던 루이스 피구, 정몽준 FIFA 명예 부회장,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축구 불모지였던 미국의 사법당국과 FBI, 스위스 검찰 등.. 이와 같은 국제적인 정치, 스포츠계 인사들과 기관들을 망라한 反블래터 행보는 제 아무리 FIFA 내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블래터라 할지라도 '더 이상은 버텨낼 수 없는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어쨌든 논란의 중심에 있던 블래터는 비록 사임을 했지만, 여전히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올해 말로 예정된 FIFA 임시총회에서 親블래터 성향의 후보를 내세우는 방식 등으로 막후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펠레는 블래터가 사임하기 전날 "FIFA에는 경험이 풍부한 인사가 필요하다"라는 블래터 지지 발언을 한 바 있다.

물론 이러한 발언만 가지고 펠레를 親블래터 성향의 인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블래터는 펠레의 이런 발언이 있은 다음날 바로 자진 사퇴를 밝혔고,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펠레의 저주'라는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펠레의 한 축구경기, 우승후보 예측을 번번히 빗나갔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사안마저 정반대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우스갯소리인 것이다. 

  

 

사실 그동안 펠레의 예측이 거의 빗나갔던 것을 두고 사람들은 스타선수 출신 전문가치고는 그저 분석적인 능력이 떨어진다고만 여겼을 뿐 '펠레의 저주'라는 또 하나의 컨셉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였지만, 펠레가 이번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전혀 분위기 파악을 못한 것 같다. 

 

물론 블래터가 사임을 하게 된 것은 '펠레의 저주' 때문이 아니라 反블래터 연대 및 미국과 스위스 사법부의 강도 높은 압박과 뜨겁게 달아오른 비난 여론 때문이지만, 쓸데없이 블래터를 두둔했던 펠레의 입장은 매우 난감하게 되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는 펠레의 발언에 냉소적인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펠레는 그냥 축구계 원로인사로서 말 좀 자제하고 좀 더 진중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축구는 정말 잘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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