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적도 시원치 않고 리그 경기에서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긴 적이 없어 '이진법 축구'란 놀림을 받던 FC서울이 모처럼 전남드래곤즈를 맞아 3대0 대승을 거뒀다.

  

어쩌면 이번 전남전 대승은 이번 시즌 FC서울에게 있어 획기적인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몇 가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일단 홈 그라운드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남을 상대로 3대0 대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이진법 축구'라는 오명을 씼었다는 것과,

이번 승리로 승점 15점을 확보, 중위권, 혹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

그리고 박주영이 복귀 이후 첫 골과 다름없는 필드골을 넣었다는 점이다.

  

 

사실 FC서울은 한 시즌을 제외한 지난 몇 시즌 동안 시즌 초반에는 거의 부진했다가 4월 말에서 5월 중순에 이르러 서서히 경기력과 성적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슬로우 스타터'란 이미지를 갖게 하는 팀이기도 하다.

  

마침 이번 11라운드가 벌어진 시점이 그동안 FC서울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려야 하는 시점이었고 이번 결과에 따라 '중위권 이상으로 도약할지, 아니면 이번 시즌을 포기하고 하위 스필릿에서 강등을 면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을 맞이할지'를 가늠할만한 분수령이 될 경기였기 때문이다.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이러한 상황을 절감한듯 공격적인 4-1-4-1 포메이션으로 전남을 맞이했고 에벨톤을 공격 2선에 배치하고, 좌우 윙백으로 포진한 차두리와 김치우에게는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하라는 지시를 내린듯 보였다.

  

후반 17분 김현성 대신 투입된 박주영의 추가골도 FC서울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박주영의 몸 상태가 아직 완전하지 못한 것을 감안한다면 첫 번째 슈팅 타이밍 실패 이후 적극적인 몸놀림으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필드골로 연결시킨 동작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데얀 이후 확실한 최전방 스트라이커 부재에 고심하고 있는 FC서울에게 박주영의 부활은 중장기적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수원과의 슈퍼매치 더비에 있어 경기력이나 흥행 측면에서 팀에게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주영의 부활은 비단 FC서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아직은 요원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표팀에게 있어서도 분명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어쨌든 FC서울은 이번 경기 결과로,,

'홈 그라운드에서의 대승, 박주영의 복귀골(필드골), 상위권 도약의 발판 마련'이라는 짭짤한 결과물을 얻어냈다.

 

그러나 현재까지 K리그 클래식의 순위를 보면,,

상위 1, 2위 팀인 전북과 수원, 그리고 하위 11, 12위 팀은 부산과 대전을 제외하면,

3위에서 7위인 FC서울까지의 승점이 모두 15점으로 같고, 

8, 9위와는 1점 차, 10위와는 2점 차에 불과하다.

 

즉 11라운드 현재까지의 K리그 클래식은 3위~10위까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와도 같은 치열한 형국에 놓여있는 셈이다. 

따라서 FC서울이 이번 전남전 대승의 여세를 몰아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리고 어쩌면 FC서울에게 더욱 중요한 시점은 단 한 번의 승리로 여러가지 의미를 챙겼던 이번 라운드 직후인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