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이 16강으로 마무리됐다. 브라질과의 16강 전에서 1대 4로 패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호주 모두 8강 진출에는 실패하면서 거센 아시아의 돌풍도 막을 내렸다.

 

 한국, 對브라질 16강전의 패인

 

아마 그래도 또 한번의 기적을 바랐던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번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우리는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위해 조별 예선 모두 사력을 다해 뛰어야 했다.

특히 토너먼트 2라운드 진출의 명운이 걸린 포르투갈 전에서 우리 선수들은 이미 모든 역량과 정신적 에너지를 다 솓아내었기 때문에 사실상 체력도 고갈 상태이고, 이런저런 잔부상에 시달리는 상태로 강팀을 상대하기에는 이미 무리가 있었다.

 

브라질,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같은 강팀들은 월드컵 참가 시 16강 이후 토너먼트 라운드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선수층이 두꺼워 조별 예선에서 조 1위가 확정되거나 조별 리그 통과가 유력시되면 스쿼드 로테이션을 통해 토너먼트 라운드를 대비한 체력을 비축한다. 

 

그러나 예선 통과가 지상 목표인 우리와 같은 팀들은 주전들이 끝까지 모든 경기에 사력을 다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갈수록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게다가 이번 브라질과의 16강전에 나서는 우리 한국팀은 불과 이틀 밖에 쉬지 못했다. 포르투갈과의 혈전을 치르고 나서 회복 시간도 너무 짧았다.

 

브라질과의-16강전-직후-선수들을-격려하는-벤투감독
선수들을 격려하는 벤투 감독

 

그리고 우리팀은 유독 기술이 좋은 남미팀에 더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유럽팀과 피지컬로 부딪치는 체력전에서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는 반면,,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같이 개인기가 뛰어난 남미 정상급 팀을 만났을 때 기술적인 격차에 의한 허점을 쉽게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참고로 브라질은 유일하게 한 번도 본선에 진출하지 않은 적이 없고, 한 번도 16강 진출에 실패한 적도 없고,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8강 이상 진출했으며, 우승은 5번을 한 현재 FIFA 랭킹 1위의 명실공히 세계 최강팀이다)

 

현 대표팀의 성과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와 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당시의 우리팀은 유럽에 진출한 선수가 고작 안정환, 설기현 뿐이었으나,,

K리그와 협회가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수 차출을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시기와 기간에 무조건 맞춰주었으며, 강팀들과의 경기를 적극적으로 주선해 주었다.

 

그리고 당시 히딩크 감독은 단지 16강 진출이 아닌 더 큰 목표를 갖고 본선에 맞춰 지옥 같은 체력 훈련을 체계적으로 밀고 나갔으며, 또한 1년여 시간이라는 긴 합숙을 통해 강력한 조직력을 만들어 나갔다.

지금은 불가능한, 그때여서 가능했던 일이다.

 

물론 그 와중에 아직 덜 갖춰진 상태로 평가전에서 체코, 프랑스에게 0대 5로 대패하자, 당시의 언론과 팬들은 히딩크 감독을 겨냥해 "5대 0 감독이냐?"라는 비판을 쉴 새 없이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의 결과가 바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로 나타났다. 

마치 벤투 감독을 향해 "강팀을 상대로 무슨 빌드업 축구냐?"라고 비난했지만, 강팀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16강에 진출한 지금의 대표팀처럼..

 

어쨌거나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 정말 잘 싸웠고, 기적처럼 멋지게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했다.

개인적으로는 2002년 '4강 신화'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투혼의 과정과 노력의 면면은 결코 그에 못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조규성, 이강인, 백승호.. 한국 축구 미래의 희망을 보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는 '알라이얀의 기적'이라는 추어과 더불어 새로운 희망도 덤으로 얻었다.

바로 차세대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유망주들이 월드컵이라는 메이저 무대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기존 주전 멤머 중에서는 비록 부상 여파로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부동의 괴물 센터백 김민재가 있고, 미드필드에는 황인범의 기량이 절정기에 올라있으며, 역시 부상 때문에 늦게 출전했지만, 공격진에 기적의 역전골을 만든 황희찬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주역들도 있다.

강력한 피지컬과 헤딩력으로 가나전에서 통렬한 헤딩슛 두 방의 결정력을 보여준 K리그의 자존심 조규성..

U-20 월드컵 MVP 답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한 이강인..

이번 브라질과의 16강 전에서 유일한 만회골을 작렬시킨 백승호.. 등..

이들이 있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특히 백승호는 스페인 유학파 신동 백승호-이승우-장결희-이강인  4인방 중 맏형으로서,,

개인적으로 포스트 기성용이 되어주길 바라는 든든한 잠재력의 유망주이다.

오늘 마침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골을 기록해 더욱 기쁘다.

언젠가 이강인-백승호 미드필드 조합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주장으로서-마스크-투혼을-보여준-주장-손흥민
마스크투혼.손흥민

 

우리의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은 여기서 아쉽고도 아름답게 마무리됐지만, 앞으로도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을 것이며, 언제나 우리 선수들을 믿고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불필요한 설명이 필요없는 우리의 캡틴, 손흥민..

다음 월드컵에서도 그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다른 나라 팀의 경우를 보면 한 번은 더 월드컵 무대에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만큼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경가력 이외에 아주 많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잘 싸운 우리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갈채를 보낸다.

그러니.. 우리 선수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고개를 들고 가슴을 쫙 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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