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한국은 필리핀전에서 1대0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예상은 했지만 필리핀은 한국을 상대로 철저히 내려앉아 극단적인 수비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생각 외로 상대의 페이스에 깊이 말려들면서 제대로 된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당연히 점유율은 압도적이었으나 필리핀의 수비벽에 가로 막혀 마치 서로에게 미루듯 백패스가 많았고, 잦은 패스 미스로 아찔한 위기 상황을 맞기도 했다.

  

 

경기는 풀리지 않았고 정우영, 이용, 김진수가 경고를 받으며 기성용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갔다.  

피파 랭킹 116위이며 베트남에게 한 번도 이긴적이 없는 필리핀을 상대로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은 이기고도 이긴 것 같지 않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경기가 매우 우려스럽다.

  

2차전 상대인 키르기스스탄도 중국과의 경기를 보면 필피리핀보다 강한 팀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 않다.  

물론 단기 메이저 대회에서 첫 경기는 쉽지 않다.

상대가 약체라 하더라도 극단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 전략을 취할 때 선제골이 일찍 터지지 않으면 플레이 페이스가 말려 고전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이러한 고질적인 패턴을 더욱 확실한 경기력으로 뚫지 못하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  

이번 한국과 필리핀전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1대1 개인돌파 능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습상황에서는 밀리는 모습까지 보였다는데 있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대응할만한 창의적이고 날카로운 패스, 혹은 개인능력으로 상대 수비 한 명쯤을 제치고 돌파하여 수비라인을 일시에 붕괴시켜야 하는 모습이 부족했다는 의미이다.

  

 

  

그나마 후반전에 황인범, 이청용이 투입되어 창의적이고 날카로운 직선적인 패스가 살아나면서 황의조의 결승골이 터질 수 있었으며, 이러한 분위기에서 비로소 황희찬의 저돌적인 돌파도 살아났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한국을 상대로 노골적인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펼치려는 팀을 눌러버릴 수 있는 대안은 패스 플레이에만 의존해서는 불가능하며, 윙백이나 측면 공격수의 개인돌파 능력이 적절히 가미되어야만 한다.

  

필리핀전에서 이용과 김진수는 그저 무의미하고 부정확한 크로스만 남발했고, 중앙에서는 날카롭고 창의적인 플레이는 고사하고 선수 간의 호흡이 맞지 않는 부정확한 패스로 인해 역습 찬스를 내주게 되는 모습들이 연출되면서 아찔한 위기상황과 함께 선수들의 자신감도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남은 상대들 역시 필리핀과 비슷한 전략으로 한국을 괴롭힐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승은 요원하다.

그래도 후반전 중반 이후 이청용, 황인범의 창의적 플레이와 황희찬의 저돌적인 개인돌파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의 합류를 너무 기대해서는 안 된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며, 대표팀의 이런 경기력이라면 손흥민에게 부담만 될 뿐, 혼자서 프리미어 리그에서 보여주던 그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패스의 창의성과 1대1 개인돌파가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될 것 같다.

이것이 부족하면 아무리 약팀들이라 해도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우리 선수들이 아시아팀 선수들을 상대로 하면서 그만한 능력은 되지 않나?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이란은 전반 25여분만에 예멘을 상대로 세 골이나 터뜨리며 3대0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그 득점 과정이 실로 가공할만큼 위협적이다.

케이로스 정말 여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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