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라크의 측면을 붕괴시키다
한국, 이라크와의 준결승전 승리.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진출
우리 한국팀이 호주 아시안컵 4강 준결승전에서 이란을 꺾고 올라온 이라크를 상대로 이정협, 김영권의 골로 2대0 승리를 거두며 2007년 승부차기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27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하여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역대 이라크 팀 중에서도 스스로 '황금세대'라 불리는 상대와의 준결승전에서 우리 선수들은 모두가 수훈갑이라 할 수 있을만큼 이라크보다 한 수 위의 경험과 체력, 그리고 투혼을 발휘하며 통쾌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러한 승리 요인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진 부분을 꼽자면, 바로 이라크의 좌우 측면을 붕괴시키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이란vs이라크의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취약한 이라크의 측면을 공략하기 위한 맞춤식 전략이었다.
한국의 슈틸리케 감독은 스타팅 멤버로 상대 센터백들을 흔들면서 타겟맨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정협과 측면 공략에 대한 좌우 밸런스를 고려하여 우측면에 한교원과 차두리를 선발 출전시켰다.
한교원은 직선적인 움직임이 매우 빠른 유형의 선수로서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가 장점인 선수다.
차두리는 파괴적인 공격형 우측 윙백으로서 순간적인 오버래핑과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가 장점인, 그야말로 더 이상의 언급이 불필요한 선수다.
이번 대회를 전후하여 한교원과 차두리가 처음부터 선발로 나선 경우는 드물었다.
두 선수 모두 상대가 어느 정도 지치거나 집중력을 잃는 타이밍에 조커로 투입되어 상대 진영을 허물어버리는 역할을 수행했었는데 이번 이라크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초반부터 상대의 측면을 붕괴시키며 선제 장악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주효했다.
선발 출전한 한교원이 오버페이스로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던 시점에서는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이근호가 교체 투입되어 이라크의 측면을 계속 공략하면서 강력한 전방 압박을 통해 이라크 역시 강점으로 여기던 측면 공격을 완전히 무력화시킨 것이다.
즉 한국은 이라크의 강한 측면을 더 강한 측면으로 제압, 봉쇄하며 끊임없이 공략했고 측면이 붕괴 당한 이라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자신이 마크해야 할 선수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며 자멸했다.
에이스 손흥민과 초반의 부진을 완전히 털어낸 김진수가 버틴 좌측면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가동된 우측면을 45분씩 나누어 활용한 슈틸리케의 전략은 ,,
이를 잘 이해하고 적절히 수행한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각각 전반20분, 후반 5분이라는 매우 적절한 타이밍에 골을 기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국을 늪축구에 빠뜨린 후 단 한 방의 역습으로 결승에 진출하려던 이라크의 전략을 완전히 무력화 시킨 것이다.
이제 우리는 호주 vs UAE 승자와 대망의 아시안컵 정상을 두고 격돌한다.
우리팀은 온갖 어려움을 돌파하고 예상치 못한 무실점 연승으로 마침내 아시안컵 결승전에 도달했다.
55년, 반세기의 숙원을 풀 기회가 목전에 와 있는 것이다.
이제 오직 한 경기..
초대 챔피언으로서 이제 아시안컵의 우승컵을 다시 가져올 때도 되엇다.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아낌없는 성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