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시리아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1대0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경기를 본 축구팬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홈그라운드임을 감안한다면 내용적으로는 시리아에게 밀린 경기였다.
사실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홍정호가 넣은 결승골이 아니었다면, 도리어 최악의 결과가 나올 뻔한 경기였다.
(권순태의 안면 강타 선방과 골대 행운이 아니었다면 진 경기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시리아에게 고전했을까?
일단 그 이유들을 간단히 열거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현재 상대팀의 실제 전력보다는 역대 전적을 근거로 한 막연한 대처
- 아시아팀들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만 할 것이라는 착각
- 단순한 공격 전술
- 체력적 열세
- 우리만 압박에 능한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의 망각
- 여전히 불안한 수비 조직력
- 수비 부담에 매인 기성용 시프트의 한계
우리 한국팀은 당초 예상을 완전히 깨고 시리아가 전반 초반부터 맹공을 펼치리란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전반 일찍 홍정호의 골이 터진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로 시리아의 압박과 전진 빌드업, 그리고 체력적 공세는 생각보다 훨씬 거세고 날카로웠다.
아마도 시리아는 한국에 대한 장단점을 세밀히 파악하고 나온 것 같다.
빌드업을 올려 거센 압박을 하는 것이 한국의 공세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적극적인 전술을 펼친듯하며 이는 한국이 공격을 주저하고 수비에 있어서는 중심을 잃고 허둥거리게 만드는데 상당히 주효했다.
우즈벡을 꺾고 2승째를 거둔 시리아가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이처럼 거센 맞대응 전략으로 한국전에 임한 이유는 당연할 만큼 매우 단순하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중국에게 패해 3승에 머물고 있는 한국을 이긴다면 조2위까지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며, 시리아 역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즉 최근의 분위기를 취합해 본다면,,
시리아에게 있어 (최종예선에 진출해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은 손흥민의 존재와 상관없이 더 이상 두려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팀에 대한 자신감과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절박함이 시리아로 하여금 한국을 고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반면 한국으로서는 홈그라운드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아를 상대로 버거운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되었다.
시리아의 거센 압박으로 인해 선발 투입된 원톱 황희찬은 특유의 공간 돌파를 보여주지 못했고, 한국영이 투입되기 전까지 수비 부담을 느낀 기성용은 날카로운 킬패스를 선보이지 못했으며, 측면 돌파 이후에도 한국은 위협적인 크로스와 세컨볼에 의한 결정적인 공격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국팀은 이제 카타르 원정, 이란과의 홈경기, 그리고 우즈벡 원정을 남겨두고 있다.
중국전과 이번 경기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응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금과 같은 답이 안 나오는 경기력이라면 남은 일정도 결코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