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지도부가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한복판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참석하는 지도부의 명단의 공개가 최대한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의 참석도 유력시되고 있다.
지극히 위험한 전쟁 한복판이라 EU는 '지정생존자'까지 준비해 둔 상태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정생존자란 대체 무엇일까?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의 의미와 존재 이유
1) 의미
정부의 수반과 각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중대한 행사가 있을 경우, 유사시 만약을 대비해 대통령직 승계가 가능한 정부 부처 요인 중 하나를 지정하여 안전한 곳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2) 이유
이는 핵전쟁, 테러, 심각한 재해 등의 요인으로 국가원수와 정부 각료들이 한 자리에 있다가 모두 사망하는 최악의 국가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3) 존재
만에 하나 이러한 사태가 발발할 경우 지정생존자는 즉시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행정부의 기능을 연속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예비적 인물이다.
4) 배경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47년 미 의회는 핵 공격을 받을 경우를 대비하여 ‘대통령직 계승법’을 개정, 현재의 미 행정부 지정생존자 제도를 만들었다.
2005년부터는 미 입법부에서도 지명하고 있다.
지정생존자의 대통령직 승계 효력 요건
계승권을 가진 국무위원 중 한 명이 지정생존자로 지명된다.
(태생적 미국 시민권자, 미국 거주 14년 이상, 대통령 출마 기준인 35세 이상의 나이 조건 충족돼야 함)
지명이 되면 일단 다른 주요 인사들과 즉시 격리되고, 안전과 비밀이 확보된 곳에서 대통령급 경호를 받으며 관련 공식 행사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대기한다.
지정생존자는 아무 때나 수시로 지정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부통령 등 고위급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행사가 있을 때에만 지명 요건이 된다.
지명받은 지정생존자는 부통령, 국무장관, 하원의장 등 본인보다 높은 계승권을 가진 모든 이들이 수행불능 상태가 될 경우에만 승계 효력이 생긴다.
♠ 미국 대통령 승계 서열
- 부통령(Vice President)
- 하원의장(Speaker of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 상원임시의장(President pro tempore of the Senate) : 상원의장은 부통령이 겸직
- 국무부 장관(Secretary of State)
- 재무부 장관(Secretary of the Treasury)
- 국방부 장관(Secretary of Defense)
- 법무부 장관(Attorney General)
- 내무부 장관(Secretary of the Interior)
- 농무부 장관(Secretary of Agriculture)
- 상무부 장관(Secretary of Commerce)
- 노동부 장관(Secretary of Labor)
- 보건복지부 장관(Secretary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 주택도시개발부 장관(Secretary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
- 교통부 장관(Secretary of Transportation)
- 에너지부 장관(Secretary of Energy)
- 교육부 장관(Secretary of Education)
- 보훈부 장관(Secretary of Veterans Affairs)
- 국토안보부 장관(Secretary of Homeland Security)
대한민국에서 지정생존자 제도가 크게 부각된 사건
1983년 버마(현재의 미얀마) 아웅산 폭탄 테러 사태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최재욱 공보 비서관, 이기백 합동참모의장, 황선필 대변인을 제외하고,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 장관 등 당시 매우 유능했던 정부 각료들이 한꺼번에 모두 몰살당하는 사건이 발발했다.
북한의 테러로 밝혀지면서 6.25 휴전협정이 깨지기 직전까지 간 매우 심각한 국가 위기 상황이었다.
당시 대통령을 비롯한 합참의장이 생존하지 못했다면..
정말 상상을 초월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 사건으로 지정생존자의 존재가 크게 부각되었다.
♠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 승계 서열 (헌법 제71조)
1. 국무총리 2.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 3.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 4.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5. 외교부 장관 6. 통일부 장관 7. 법무부 장관 8. 국방부 장관 9. 행정안전부 장관 10.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1.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12. 산업통자원부 장관 13. 보건복지부 장관 14. 환경부 장관 15. 고용노동부 장관 16. 여성가족부 장관 17. 국토교통부 장관 18. 해양수산부 장관 19.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관련 콘텐츠
ABC와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13부작 미드 지정생존자, 2기까지 총 22부작
tvN 한국 리메이크작 :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주연 (환경부 장관 지정생존자로서 대통령 권한대행 수행 역)
※ 개인적으로는 tvN 리메이크作인 한국의 '60일 지정생존자'가 더 재미있었다. (관람 포인트 : '과연 배후는 어디일까?')
■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
미국 드라마 원작에서는 미국의 법률에 따라 지정생존자가 대통령을 이어받아 대통령에 취임하지만, 한국은 법률과 절차에 따라 궐위로 인한 선거 전까지 권한대행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곧바로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은 아니고, 후임 대통령이 선거로 선출될 60일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박무진 권한 대행 : 지진희 주연)이 이 기간 동안 비상사태에 빠진 대한민국의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숱한 위기와 인간적인 고뇌를 극적이고도 김동적으로 그려낸 秀作이다.
지정생존자 지정하고 키이우 방문하는 EU 지도부
러시아의 무차별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EU 주요 인사들이 대거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것은 EU가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하겠다는 적극적인 메시지다.
그러나 불과 며칠 전에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민간인 아파트 건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차별 키이우 공격에 집중하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러한 위협적인 상황에도 EU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키이우행을 강행하고 있고, EU 본부는 지정생존자 제도를 언급할 정도로 매우 비장한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