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일본이 무적함대이자, 티키타카의 원조인 스페인마저 2대 1로 꺾고 조별 예선 2승 1패를 기록하며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일본, 원조 티키타카 스페인을 압박과 수비력으로 제압

 

이번 스페인 vs 일본의 경기는 비단 같은 조별 예선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이변 이 외에도 축구팬에게는 두 팀이 같은 스타일인 '티키타카' 전술의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티키타카 : 마치 탁구공을 '틱톡 틱톡' 아기자기하고 정교하게 주고받는 듯한 이미지를 의성어로 비유한 단어

 

물론 원조는 당연히 스페인이다.

그리고 일본 또한 이런 스타일의 축구로 아시아 무대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조직력의 축구를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처럼 비슷한 팀 컬러를 가진 팀의 이번 대결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궁금하면서도 내심 당연히 일본은 화려하고 정교한 패싱력을 자랑하는 원조 티키타카 스페인에게 질 것이라 예상했고, 한국 팬의 입장에서 솔직히 그렇게 되길 바라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일본의 2대 1 역전승

일본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압박, 그리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무서운 집중력과 결정력으로 독일, 스페인 강팀들을 맞아 역전승을 거두며 '죽음의 조'라고 불린 E조에서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독일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독일 축구는 이제 노장 노이어처럼 쇠락의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팀의 두드러진 특징과 강점은 다음과 같다

 

  • 상대에 따라 다른 변형 전술을 들고 나온다는 점
  • 선수 교체 등을 통해 분위기와 흐름을 순식간에 바꾸는 능력을 갖춘 것
  • 부상 선수가 없고 선수층이 두텁다는 점
  • 피지컬은 그대로인데 풀타임 주력 체력이 정말 좋아졌다는 점
  • 선제골을 허용하거나 밀리는 경기에서도 결코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
  • 과거에 비해 투지가 정말 좋아졌다는 것 (근성이라고 해야 하나?)

 

일본의 바로 이러한 특징과 강점들이 여과없이 그대로 상대팀에게 장점으로 발휘되면서 16강 진출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렇게 일본은 월드컵 무대에서 아시아 초유의 신기록을 세우게 됐다.

 

스페인을-꺾고-16강에-진출한-일본팀이-환호하는-일본관중에게-답하는-장면
일본16강진출(스페인vs일본)

 

 일본이 세운 아시아 팀 월드컵 신기록

 

일본은 이번 16강 진출로 아시아 팀 중에서

  • 최초로 도합 4회 16강 진출,
  • 2회 연속 16강 진출,
  • 아시아 팀 최다 본선 무대 2라운드 진출 팀이 됐다.

한 마디로 숙적의 이러한 성과가 부럽기도 하고 배가 아픈 일이다.

 

어쨌거나 일본의 이러한 기록과 함께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그동안 약체로 분류되던 아시아 팀들의 선전, 언더독 아프리카와 북중미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대회가 되고 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이 급격하게 평준화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것은 단지 이번 대회의 깜짝 이변이 아니라 앞으로도 반복될 여지가 충분한 큰 흐름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한국 축구도 이런 흐름을 타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하지 않으면 자칫 그동안 월드컵에서 그나마 지금까지 이루어 온 성과가 무색해지는 퇴보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 일본의 약진은 바로 이런 점에서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에게는 커다란 자극제가 되고 있다.

 

 한국팀의 포르투갈 전 승리를 기원하며.. (16강 진출 경우의 수)

 

이제 오늘 밤 우리 한국 대표팀이 16강 진출의 실낱 같은  희망을 살리기 위해 포르투갈과 조별 예선 마지막 일전을 펼친다.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1. 우리는 무조건 포르투갈에 이겨야 한다
  2. 우루과이가 무조건 가나에게 이겨야 한다
  3. 우루과이가 가나에게 이기더라도 점수 차가 많이 나면 안 되고 1골 차 승리가 가장 좋다.
  4. 우루과이 vs 가나 전에서 골이 많이 나도 안 된다. 우루과이가 1대 0으로 이기는 게 가장 좋다.
  5. 이 외의 다른 경우의 수는 아예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도 많다.

 

워낙 다른 아시아-아프리카 팀들이 선전을 해서 그렇지, 사실 우리 팀 역시 이번 대회의 경기력은 역대 출전 월드컵 대회 역사상 최고이다.  

강팀 등을 상대로 오히려 지금까지 본선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으니까.

하지만 결과가 중요하다.

힘든 과정을 알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오직 결과만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는 우리 팀의 상태는 좋지 않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와 공격 주요 자원인 황희찬 역시 못 나오고 있으며, 마스크 캡틴 손흥민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무슨 축구판 명량 버전도 아니고.. 

그렇지 않았다면 제대로 된 손날루 vs 날강두의 대결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무튼 우리는 포르투갈 전에서 모든 전력을 다 쏟아부어 꼭 16강에 진출하는 아시아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에는 이제 한 가지 이유가 더 생겼다.

바로 눈앞에 얼쩡거리는 일본의 약진이 영 거슬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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