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와 K리그 프로축구단 창단의 의미

    

2012년 LA다저스를 인수하려던 이랜드가 이번에는 서울 잠실을 연고로 하는 K리그 프로축구단을 창단한다는 소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직장이었던 이랜드의 프로축구단 창단 소식은 '이랜드가 K리그 팀을?'이라는 놀라움 보다는 '이랜드가 마침내...!'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이랜드에서 새내기 신입사원으로 막 재직하고 있을때 이영무 감독이 이끌던 이랜드에는 현재 대표팀 코치인 박건하가 있었고, 이랜드는 명실공히 실업축구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사내 차원에서 여러 차례 응원을 간 적이 있죠),, 

이랜드의 박성수 회장은 이미 이때부터 프로축구단 창단의 의지를 공공연히 피력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랜드 스피릿'과 '4C1F'라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지닌 이랜드에서 축구는 사내 공식 스포츠가 되다시피 하여 직원들도 부서간 축구경기를 매우 즐겼는데, 가끔씩 축구경기를 하는 날에는 출근이 조금 늦어도 이를 허용해 주었습니다. 

(본부장, 부서장도 함께 볼을 찼으니까 그럴 수 밖에 없었죠)

목동운동장 같은 곳에서 펼쳐지는 그룹 운동회 마지막 프로그램은 그룹내 브랜드 간 축구 결승전으로 마무리 하곤 했습니다.

  

이랜드4C1F 기업문화 : Camp, Church, Campus, Commercial, Family

 

물론 현재 재계서열 50위인 이랜드의 회사규모가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프로축구 진입장벽도 높았으며, 1995년 수원 삼성이 창단되고 박건하가 삼성으로 스카우트 되면서부터 이랜드의 프로팀 창단은 주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1996년부터 한국경제의 거품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고 연이어 IMF 사태가 도래하면서 이랜드의 프로축구단 진출 계획은 최근까지 완전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게 된 것입니다.

     

일부 기사에서는 박성수 회장이 박찬호 선수와 관련된 기념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고, 2012년 LA다저스 인수설도 있었고 해서 이랜드 박성수 회장을 '야구광'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는데, 이는 제가 기억하는 것과는 아주 많이 다른 부분입니다.

  

 

어쨌든 이랜드가 강남 잠실을 연고로 하여, 88올림픽의 성지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홈구장으로 하는 K리그 프로축구단을 창단한다는 사실은 기업의 스포츠 외적인 부분 등을 따지기 이전에 축구팬으로서 매우 반가운 일이며, 우리 프로축구계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랜드의 K리그 프로축구단 창단에 대한 의미를 간단히 짚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랜드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 스포츠마케팅을 위한 경제적 관점 등의 시각은 배제하였습니다)

  

 20년만의 기업구단 창단 : 

공교롭게도 이랜드가 프로진출을 모색하던 1995년, 수원삼성이 창단된 이후로 처음 등장하는 기업구단입니다. 

지자체 시민구단보다 기업구단이 프로축구에 많은 기여를 하리란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랜드 축구단은 衣食住休美樂이라는 이랜드의 기업목표 중 樂에 해당하는 부문으로서 최강팀보다는 인기구단에 지향점을 둔다는 측면에서 홈팬들과 보다 가까이 할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림픽성지 잠실을 축구로 되살린다 : 

88올림픽 이후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던 잠실올림픽경기장이 서울 잠실을 연고로 하는 K리그 홈구장으로 되살아납니다.

물론 잠실운동장은 평균 관중이 아직 1,700여 명 밖에 안되는 2부리그 K리그챌린지부터 시작하는 이랜드의 홈구장으로는 매우 큰 경기장이지만, 육상트랙에 5,000석 규모의 가변좌석을 설치하여 근접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으므로 오히려 더욱 생동감 있는 축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며, 잔디, 조명 등 낙후된 시설들은 동아시안컵 개최를 계기로 보수가 된 상태입니다.

또한 향후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 간의 강남북 더비를 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이랜드의 기업문화와 합리적인 구단 운영

일정 부분 사회환원 이라는 이랜드 초기의 기업문화가 여전한지는 잘모르겠지만, 이랜드의 독특한 지식경영방식에 발판을 둔 합리적인 운영과 투자 그리고 구단의 자립도를 위한 모범적 사례의 본보기라는 측면 외에,, 

프로축구단 창단을 열망하던 기업구단이란 점에서 미루어 기대하는 부분은 축구꿈나무(유소년)& 축구유망주프로그램, 그리고 홈팬들에 대한 서비스마인드를 기대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이랜드의 프로축구단 창단과 K리그 진출에 대한 의미를 찾고자 합니다.

   

 

최근 들어 돈다발로 무장한 중국리그의 급성장세와 동남아 축구시장과 연계하는 J리그의 노력을 지켜보면서,  K리그 또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어쨌든 K리그에 새로운 신생 구단이 탄생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일단 반갑고 의미있는 일입니다.

  

혼자만의 기대에 불과한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남다른 인연도 있는 이랜드가 오래 전부터 바라던대로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는만큼 새로운 클럽의 성공적인 발전 모델을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2015년에는 서울 강남북에서 K리그클래식, K리그챌린지 1부, 2부 경기를 모두 볼 수 있게 된 것도 흥미롭네요.

내년에는 K리그챌린지 경기를 보러 오랜만에 잠실운동장을 찾아가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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