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예선 카타르전 리뷰] 손흥민의 비저버터 결승골, 그러나 심란했던 90분

Sub-Title : 카타르전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문제점  

  

천신만고 끝 승리였다.

대표팀은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이근호의 선제골과 후반 30분경 투입된 손흥민의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극적인 결승골로 간신히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우리 대표팀은 승점 10점으로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조 선두에 나섰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심란하기만 하다.

 

  

우리팀은 지동원-김신욱-이근호-이청용 공격라인을 가동하면서 기성용-구자철 중원라인을 구축하여 초반부터 이청용과 이근호가 활발히 움직이는 가운데 김신욱의 높이를 이용한 세컨볼 찬스를 노리는 등 공세적인 경기운영으로 흐름을 주도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흐름은 우리 뿐만 아니라 카타르가 더 잘 알고 있는 경기 운영이었다.

카타르는 짧은 시차적응 시간으로 정상적인 체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팀을 봉쇄하는데 있어 예상 밖의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이는 곧 우리팀이 아직도 미완의 상태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서 비록 승리를 했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α 장신의 늪에 빠진 자승자박의 결과

 

'김신욱.. 상대에게 위협적인 체격조건과 파워를 갖춘 한국팀의 가공할 유닛이다.

이 선수에게 크로스가 집중될 것이므로 타이트하게 고립시켜야 한다.' 카타르는 이렇게 대비했으며 이러한 수비전략은 이내 주효했다.

아니, 전략이랄 것도 없다. 뻔히 알고있으면서 당하는 것이 오히려 무안할 것이다.

 

이근호가 선제골을 넣은 상황을 복기해보면 이동국이 투입된 직후, 크로스 상황에서 카타르 수비들은 상대적으로 단신인 이근호를 놔둔채 김신욱과 새로 가세한 이동국에게 집중하면서 순간적으로 헤딩골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이다. 

이 부분만큼은 보이지 않는 장신 투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제골 상황을 제외하고는 예상대로 한국팀은 시종일관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했다.

물론 김신욱이 직접 해결한다기 보다는 세컨볼을 기회로 삼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세컨볼을 효율적으로 장악하지도 못한채 장신의 숲에 기대는 전술을 너무 남발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은 측면플레이와 연계플레이가 실종된 대표팀에게 다른 선택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파괴적인 공격적인 전술이 오히려 공격루트의 실종이라는 약점만 노출하는 자승자박의 결과가 되고 말았다.

 

β 연계플레이의 실종, 무의미한 점유율

 

위의 사항과 관련된 내용이다. 공격루트가 단순하다는 의미는 곧 측면을 활용한 공격이나 중앙에서 잘게 썰어 들어가는 연계플레이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EPL 패싱랭킹 3위의 기성용, 아우크스부르크의 플레이메이커 구자철, AFC MVP 이근호, 함부르크 득점원 손흥민, 그리고 영리한 이청용과 같은 유닛을 보유하고도 아시아권에서조차 제대로 된 연계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우려된다. 

카타르의 수비가 생각보다는 타이트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심란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취약한 윙백은 이러한 원인의 주된 요소가 되고 있다.  

   

γ 언제나 심란한 윙백라인, 역습 한 방에 무너지는 밸런스

 

열심히 뛴 선수를 비판하는 것 같아 좀 그렇긴 하지만, 오범석-박원재 라인이 오늘과 같은 경기력 보다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상당한 고전을 예상해야 할 것 같다. 

오범석은 자신감이, 박원재는 국제무대 경험부족이 원인이었을까?

비록 이근호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것은 박원재였지만, 전반적으로 윙백의 마무리 패스와 크로스가 정확하지 못했고, 공격가담 타이밍은 느리면서 수비에서는 타이트하지 못했다. 

(윙백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선제골 이후 바로 역습 한 방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너지는 밸런스를 어떻게 납득해야 할까?)

 

'물론 대표팀의 윙백에 대한 고민이 어디 하루, 이틀만이었겠는가?'마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안도 없고 하루 아침에 나아질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저 답하기만 하다. 

아마도 이 문제는 최적의 조합과 전술의 운영 못지않게, 지속적으로 최강희 감독의 골치를 아프게 할 부분이며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으로 앞으로도 적지 않은 부담요인이 될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일단 조 선두로 복귀했지만, 2위 우즈베키스탄과 불과 2점차의 승점을 유지하고 있고, 이란이라는 강력한 변수가 아직 존재하고 있다.

다른 조에서는 호주가 죽을 쑤는 가운데 일본이 이미 브라질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남은 경기에서 승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경기력 향상과 경기내용이다.

본선진출 자체만이 목표이던 시절은 이미 오래 전이며 팬들의 기대치는 이미 훨씬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대표팀의 계속된 선전을 기대하면서 카타르전 리뷰와 단상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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