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이 첼시와의 FA컵 준결승전에서 손흥민을 윙백으로 배치하는 파격적 포지션 이동을 선택했지만, 2대4 패배를 당하면서 결과적으로 큰 악수가 되고 말았다.

 

물론 포체티노 감독의 의도는 이해가 된다.

26년 만에 FA컵 우승을 갈망하던 차에 난적 첼시를 만났기 때문인지, 포체티노 감독은 3-4-2-1 쓰리백 전형을 선택했다.

 

이는 지난 1월 첼시를 잡았던 전술이기도 했지만, 첼시를 상대할 때 쓰리백을 가동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가 버겁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따라서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이해가 되지만, 문제는 손흥민을 측면 공격수가 아닌 밴 데이비스 대신 왼쪽 윙백으로 선발 기용했다는 것이다.

 

 

상대의 공격진을 의식해 다소 수비적인 쓰리백 포메이션을 운용하고도 손흥민의 최근 물오른 공격력을 가미시키고 싶은 탓이었는지 공수 양면에서 과욕을 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손흥민의 장점을 이용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수비수 포지션이 생전 처음인 손흥민에게도 상당히 어색한 역할이었다.

 

이러한 우려는 전반 42분 여지없이 연출되었다. 

첼시의 빅터 모제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돌파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과감한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빼앗으려 했는데 영악한 모제스는 박스 안에서 넘어졌고 주심은 여지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것을 윌리안이 성공시키면서 경기의 분위기는 첼시 쪽으로 확 기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포체티노 입장에서는 최근 6경기에서 8골을 넣고 있는 손흥민을 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첼시를 의식해 이미 써먹었던 맞춤 전술인 쓰리백을 가동하면까지 단 한 번도 수비수 포지션을 맡아본 적이 없는 손흥민을 공격진에서 배제한채 수비수 역할을 맡기면서 동시에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바란 것 자체가 모순이다.

  

 

  

손흥민은 나름대로 처음 부여받은 부담스러운 역할 수행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뛰는 것처럼 부자연스러웠으며, 의욕적인 수비적 액션이 결국 PK 헌납의 결과로 작용하면서 심리적 자책감을 떠안게 됐다.

 

물론 포체티노 감독의 판단 미스도 도마위에 올랐다.

국내팬들의 시각에서는 포체티노 감독의 이러한 선택에 알맞는 비유가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손흥민은 차두리[각주:1]가 아니다!"이다..

   

  1. (각주) 손흥민은 차두리가 아니다 : 측면 공격수에서 성공적인 윙백 전향을 했던 차두리의 공격수 출신 수비수 역할을 두고 한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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