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북한에게 골키퍼 실책과 막판 PK로 1대2 패배하면서 결국 AFC U-23 8강 진출에 실패하고 D조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지난 대회 준우승 팀으로서 그 여세를 몰아 동남아 각종 대회를 휩쓴 동남아 챔피언으로서의 돌풍이 한 템포 꺾이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동남아 라이벌 태국이 8강에 진출한 것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의 8강전 격돌이 무산된 것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전 직전까지 UAE와 요르단을 상대로 무실점으로 선전을 펼치긴 했지만, 빈약한 공격력으로 마지막 북한전에 사활을 걸었던 베트남은 경기 초반 마침내 이번 대회 첫 득점이자 선제골을 넣고 기세가 올랐다.

하지만 이 모든 분위기를 한 방에 망쳐버린 상황이 발생했으니.. 바로 베트남 골키퍼 티엔둥의 황당무계한 실책에 의한 자책골이 경기 양상을 전혀 기대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축구에는 분위기와 흐름이 있다.

적어도 동호회 축구를 해본 사람 정도라면 시합 도중 어이없는 상황에 힘이 쭉 빠지는듯한 기분, 그래서 발끝이 더 무뎌지고 몸이 말을 안듣는듯한 느낌.. 이러한 분위기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황당한 상황이 바로 자책골인데, 그중에서도 골키퍼 실수에 의한 자책골은 마치 야구에서 7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노볼 만루상황에서 포수가 투수의 볼을 빠뜨려 역전 당하는 기분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8, 9회초에서 재역전 할 의욕이 생길까?

  

베트남 선제골 장면

   

베트남 언론은 "박항서 감독의 전술이 선수들의 실수로 무력화 됐다"라는 제목의 기사로써 이번 대회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기적과도 같은 성과에 취해있었던 베트남이 겪어야할 첫 번째 좌절이자, 시련이 찾아왔다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니시노 감독이 이끄는 태국이 "2020년에는 베트남에게 내줬던 동남아 맹주의 자리를 되찾겠다"고 공언한 이후 첫 대회, 그것도 베트남이 아직 한 번도 성취한 적이 없는 올림픽 진출에 대한 꿈이 허망하게 띁나버렸기 때문에 베트남 팬들에게 이번 대회의 아쉬운 결과에 대한 여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프리킥이 베트남 골키퍼의 실책으로 동점골이 되는 순간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베트남이 비록 조별 예선을 통과했다하더라도 8강전 상대는 한국이다.

다른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우즈벡을 만났을 것이다. 한 마디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하더라도 8강전의 고비를 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따라서 '박항서 2기'의 베트남은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재기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여 적어도 동남아 무대에서 태국을 제치고 확실한 지역 최강자의 입지를 다지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이제 신태용 감독도 인도네시아 감독으로 부임하여 동남아 무대는 향후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각축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죽음의 조'인 C조에서 중국, 이란, 그리고 우승후보이자 디펜딩챔피언인 우즈벡을 모두 꺾고 3연승으로 8강에 진출한 한국은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요르단과 만나게 됐다.

베트남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방심은 금물이다.

U-23 연령대 선수들은 A대표 선수들에 비해 분위기 따라 경기력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는 곧 패배로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부디 한국팀이 제 기량을 120% 발휘하여 우승과 함께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하여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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