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역대 월드컵 역사상 아시아 팀의 돌풍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하게 각인되고 있는 대회가 되고 있다.
아시아 팀들이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기 어려웠던 그동안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인 월드컵이 되고 있다.
경기를 지배하는 아시아 팀들
비록 개최국인 카타르가 조별 리그 경기에서 무기력한 연이은 패배로 예선 탈락을 하긴 했지만, 다른 아시아 팀들은 무서운 기세로 월드컵 대회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변방으로만 치부되던 아시아 축구의 경기력이 월드컵 무대를 꾸준히 밟아온 팀들 위주로 꾸준히 축척된 경기력 향상의 결과이며, 이를 발판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사우디, 일본, 한국의 선전
현재 조 별 예선 1라운드 일정이 모두 끝나고 2라운드가 한창인 시점에서 보자면, 전통적인 아시아 강팀들의 상당한 수준의 경기력에 전 세계 축구팬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심리적, 지연적 어드벤티지 때문일까?'
이와 같은 일말의 여지를 끌어 들일만큼 지금까지 보여준 아시아 팀들의 경기력은 해외 전문가들조차 당황할 정도로 당초의 예상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사우디는 아르헨티나를 1대 2로, 일본 역시 독일을 상대로 1대 2로 역전승하며, 절대 흔들리지 않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과거 유럽, 남미 팀들을 만나면 경기 전부터 주눅이 들거나 1골이라도 먹으면 자멸할 것 같은 예전의 동네북 아시아 팀들이 더 이상 아닌 것이다.
사우디와 일본은 비록 선취골을 내주고 점유율에서도 밀렸지만, 결코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강한 집중력과 정교한 플레이를 펼치며 반격을 시도했다.
오히려 리드하면서도 당황한 쪽은 아르헨티나와 독일이었다.
사우디는 조별 2차전에서 비록 폴란드에 수비 실수, PK 실축 등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점유율 등 모든 면에서 폴란드를 압도했다.
한국 역시 강팀 우루과이를 만나 경기를 지배하며 아쉽게 무승부로 1차전을 마쳤다.
당초 예상으로는 카타르 월드컵 출전국 중에서 강력한 미드필드진 Top 5에 들어간다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오히려 한국이 중원을 장악하는 빌드업 축구를 구사하며 우루과이를 수세에 의한 역습을 하도록 만들었다.
● 이란과 호주의 선전, 16강 진출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이란은 아시아 최강팀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2대 6으로 대패하며 무기력하게 카타르 무대를 떠날 것이라 여겨졌었다. 더구나 이란은 자국 내에서 발생한 불행한 일들로 인해 선수들 또한 매우 큰 심리적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로 알려져 경기력 제고가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은 2차전에서 잉글랜드 전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에 찬 모습으로 64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감격과 환희의 팀 웨일스를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며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려냈다.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밀려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간신히 본선에 진출한 호주는 첫 경기에서 우승후보 프랑스에 1대 4로 패했지만, 튀니지와의 2차전에서는 1대 0으로 승리하면서 역시 16강 진출의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호주로서는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2006년 사상 첫 16강 진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의 승리 이후 12년 만에 거둔 월드컵 승리였다.
가나전을 앞둔 한국, 1승이 절실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가나와의 H조 예선 2차전을 하루 앞두고 있는 현재까지 아직 승리를 챙기지 못한 팀은 한국과 카타르뿐이다.
카타르는 2차전에서 세네갈에게 1대 2로 패하며 예선 2연패로 일찌감치 예선 탈락을 했다. 현재 아시아 팀 가운데 개최국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자국 월드컵 역사상 첫 골 기록만 남긴 채 가장 불행한 결과를 맞이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아니, 전 세계적으로도 Top 5에 드는 본선 연속 진출국이다.
그리고 본선 무대에서 16강 이상 진출 여부를 떠나 드라마틱한 기적을 이루어 오면서 아시아 팀 중에서 항상 가장 인상적인 팀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아시아 팀들 역시 기적을 이루어낼 기세다.
코스타리카와 예선 2차전을 앞두고 있는 일본은 독일전에서의 경기력으로 볼 때 2차전 역시 승리 가능성이 높아 프랑스 다음으로, 아시아 팀 중에서는 첫 번째 16강 진출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가나와의 2차전을 앞두고 있다.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아직 1승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가나를 잡고, 포르투갈에게도 선전하여 꼭 16강 진출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번 대회처럼 거의 모든 아시아팀들이 세계를 놀라게 한 적은 없었다.
그동안 우리 한국팀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아시아 팀 가운데 유일하게 가장 인상적인 스토리를 선사해준 팀으로 인정 받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자력으로 충분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팀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이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의 분위기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실질적인 축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당연하게 찾아온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