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포메이션은 세계 축구의 흐름과 각국 대표팀 특성 및 전술에 따라 변화해왔다.
이 중에서 수비진은 현재 센터백 두 명에 좌우 윙백 한 명씩 배치하는 포백라인이 현대 축구의 대세이다.
우리 한국 대표팀 역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마지막으로 쓰리백을 운용한 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포백 라인을 운용하고 있다.
현 한국 대표팀 포백 라인의 문제점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이 종반으로 향하는 가운데 우리 대표팀은 현재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고, 포르투갈과의 조별 예선 마지막 일전을 남겨두고 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현 상황에서 대표팀 수비 라인에 대한 아쉬운 부분을 개인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축구 경기에서 승부의 패인은 복합적이고도 총체적인 부분이지만, '패인=실점에 의한 것'이라는 개연성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비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 가나전에서 드러낸 포백 수비 라인의 헛점
그렇다면 가나와의 경기에서 3골을 허용한 우리 대표팀의 수비진은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 일단 센터백 김민재의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인한 부진이 안타깝다.
- 세컨드 볼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 김진수, 김문환 좌우 윙백이 우리 수비 뒷 공간을 상대에게 자주 허용했다.
일단 가나전에서 노출된 수비 라인의 패인은 간단히 이렇게 세 가지 요인으로 정리할 수 있다.
강력한 피지컬과 아프리카 팀답지 않은 상당한 스피드를 지닌 가나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우리가 빌드업 축구 전술을 구사하면서 중원을 장악하는 대신, 가나는 공격에 가담해 있던 우리 좌우 윙백들의 뒷 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해 들어와 크로스에 의한 슈팅을 시도한 것이다.
그들의 이러한 전술은 몇 차례 되지 않는 유효 슈팅 수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3골이라는 결과물을 챙긴 것이다.
◈ 견고하지 못했던 윙백 라인
윙백 라인을 언급하기 전에 부동의 센터백 김민재의 피로 누적과 잔부상이 너무도 안타깝다.
김민재는 비록 센터백이지만, 강력한 피지컬은 물론 활동량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자원이어서 상대가 갑자기 측면으로 치고 들어오는 상황을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차단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윙백들이 복귀하는 시간을 벌어줄 뿐만 아니라 김영권이 대인 마크와 지역 방어를 모두 수행할 수 있을 만큼 포백을 보호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낸다.
그러나 몸 상태 100%가 아닌 김민재 플레이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윙백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가나전에서의 김진수-김문환 좌우 윙백들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김진수와 김문환의 플레이를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어쨌거나 그들은 현재 우리 한국 대표팀에게 있어 최고의 윙백 자원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이들을 대체할 만한 유닛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루과이와 가나전에서 보여준 이 윙백 라인은 공수 전환 시 상대의 빠른 역습을 막기에는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고, 공격 시 크로스는 정확하지 못했으며, 경합 상황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과 더불어 세컨드 볼에 대한 점유율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금 우리는 월드컵 무대에 서있다. 이 무대를 밟고 있는 팀들은 모두가 강팀들이다.
그래서 틈만 보였다 하면, 우리가 인지하기도 전에 상대팀은 반드시 그쪽으로 치고 들어온다.
많이 힘들겠지만,,
우리의 빌드업 축구가 역습에 의한 한 방을 얻어맞지 않으려면, 역시나 김진수, 김문환 이 두 부동의 윙백 라인 더욱더 최선을 다해 분발해줄 수밖에 없다.
한국 축구 전설의 윙백 라인..
좌우 윙백 라인이 한때는 우리 대표팀의 최대 강점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간단하게 그 시기의 주역들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이영표-송종국 좌우 미드필드 라인 (이때는 김태영-홍명보-최진철 쓰리백 체제였다)
- 2006 독일 월드컵 이영표-송종국 좌우 윙백 라인
- 아드보카트 감독 체제 하의 김동진-이영표 라인 (당시에는 왼쪽에 특화된 김동진으로 인해 이영표가 오른쪽에 배치됐다)
- 2011~2015 아시안컵까지 이영표-차두리(일명. 차간지)의 최강 윙백 라인
이 시기만큼은 포백 수비진 구성에 있어서 정말 윙백 라인만큼은 걱정이 없었다.
오히려 김민재-김영권이 버티고 있는 현재의 센터백 라인에 비해 그때는 홍명보, 김진철 등의 배테랑들의 은퇴 이후 김영권이 센터백으로 전향하기 전까지 오히려 확실한 센터백 자원이 없다는 것이 걱정이었다.
(한 때 수비수로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분데스리가 무대의 아우크스부르크 센터백으로 입단했던 홍정호가 떠오른 적이 있었지만, 기대 이상의 입지를 다지지는 못했다)
현대 축구에서 윙백의 역할은 가히 언성 히어로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로선 오로지 김진수와 김문환의 선전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지금보다 더욱 분발해주길 바라면서 우리 대표팀은 물론이고 이 두 좌우 윙백의 파이팅을 열렬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