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리더십 부재가 야기한 판 마르베이크 해프닝

     

결과론적인 이야기입니다만, 판 마르베이크와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 협상이 결렬된 것은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월드컵 참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독선적이고 원칙없는 리더십의 부재와 속칭 '엔트으리'로 불거진 인적 네트워크 남발의 부작용에 상당한 염증을 느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이 통하지 않을 외국인 감독 선임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필두로 나름의 선정 원칙을 두고 우선협상자를 선별한 결과 판 마르베이크가 제 1순위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었고 어느 정도 타결의 전조가 보이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판 마르베이크가 보여준 행태는 '우리가 왜 다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지?'에 대한 절박한 정서와 완전히 배치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 수행하면서 자신의 연고지가 있는 유럽에 머물겠다고 하는 것은 개인편의주의적 태도로서 한 마디로 외국 대표팀을 맡을만한 온전한 리더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판 마르베이크의 이러한 태도는 한국 축구를 당연하다는듯 낮게 보고, 한국 정서 따위는 안중에도 없으며 지극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이며 안하무인적 발상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한국 축구의 발전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자신의 이득과 커리어 패스가 목적인 셈이죠.

  

따라서 아무리 경력이 화려한 감독이라 해도 이런 성향을 견지하고 있는 자라면 차라리 협상이 결렬된 것은 오히려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한국사회 전반에 팽배한 소통 부재와 이익에만 관심을 두고 책임은 회피하는 리더십의 부재는 한국 축구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기에 궁여지책으로서 외국인 감독 선임론에 무게를 두게 되었지만, 이 또한 불통의 리더십 부재로 이어지는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새롭게 재고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대표팀 감독 자격 조건 중에서 리더로서의 조건을 중시하며 K리그와 공존할 수 있는 협조체계를 이루는 방안 및 대표팀 감독으로서 경기가 없을 때 유소년 교육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전한 조건 등을 원칙으로 견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술위의 이러한 의지가 최근 영화 '명량'과 프란체스코 교황 방한으로 불고 있는 진정한 리더십 회복에 대한 갈망의 분위기에 더불어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어느 감독이 선정되든 모쪼록 한국팀의 감독으로서 그 본분을 다 할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을 갖춘 자가 우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될 수 있기를 아울러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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