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vs 일본] 일본의 패인

드록신 강림, 체력저하, 안습체격, 그리고 강박적인 숏패스 컨셉

  

  

일본은 코트디부아르와의 C조 예선 1차전에서 경기 초반 혼다의 선취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후반에 두 골을 내주면서 역전패하며 자신만만하던 기세가 한 풀 꺾이고 말았습니다. 

  

 

브라질월드컵 조별 추첨 직후와 달리 우리가 속한 H조보다 더 수월한 조편성과 평가전에서 아르헨티나, 벨기에 등을 격파하며 4강까지 노린다던 일본의 꿈은 콜롬비아-그리스전 직후까지만 해도 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닌듯 보였습니다.  

  

시드 배정국 콜롬비아는 그리스전에서 C조 최강의 면모를 유지하긴 했지만, 브라질월드컵 최대의 복병으로 손꼽히며 돌풍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듯 했습니다. 비록 3대0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유럽 조별 예선을 통과한 것이 신기할 정도의 실망스런 경기력을 가진 그리스를 상대로 기대만큼 폭발적인 모습을 선보이지는 못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일본의 가능성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적어도 일본이 코트디부아르를 잡아낸다면 콜롬비아와 C조 수위를 다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일본이 전반 16분 혼다의 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에 쉽게 편승하여 흔들리던 아프리카팀답지 않게 코트디부아르는 실점 이후에도 견고한 플레이를 유지하였고 오히려 수세에 몰리기 시작한 것은 일본이었으며, 후반 19분부터 단 2분만에 연속 헤딩골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일본은 충분히 승리할 수도 있었던 해볼만한 상대인 코트디부아르에게 조별 예선 1차전에서 패함으로써 16강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는데,, 

자신들의 플레이만 견지하면 승률은 자연히 높아진다던 일본의 패인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드록바의 영향력

 

부상으로 대기 중이던 드록바가 투입되면서 일본의 수비진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타이밍과 관련된 부분도 있지만, 드록바의 위협적인 몸놀림과 슈팅은 시선 분산과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일본 수비진을 패닉상태로 빠뜨렸습니다.


오버페이스에 의한 체력 저하

 

일본은 혼다의 선취골 이후 추가골을 넣는데 실패하고, 실점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집요하게 공격해 들어오는 코트디부아르의 파상공세에 밀리면서 경기 초반 의욕적으로 펼치던 압박과 협력 수비가 서서히 실종되어 갔습니다.

게다가 볼을 돌리는 과정에서 코트디부아르의 압박에 시달리다가 볼을 빼앗기면서 계속 위협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되자 후반전 들어 급격하게 체력이 저하되는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안쓰러운 체격에서 비롯된 속수무책 고공플레이

 

이 부분은 자케로니 감독도 이미 인정한 부분입니다.

혼다와 몇몇 백업 자원을 제외하면 신장이 180cm가 넘는 선수가 없다는 것은 일본의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이는 곧 크로스 상황시 상대선수와 타이트하게 공중볼 경합을 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방증하듯 일본은 그다지 높지 않은 크로스 헤딩 경합에 완전히 밀리며 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스피드와 조직력 부분에서 모두 일본에 뒤쳐지는 그리스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부분은 일본을 제압하기 위한 매우 유용한 득점루트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숏패스 컨셉에 발목잡힌 역습

  

아시아의 티키타카를 구사하는 일본의 최대 강점은 역시 빠르고 정확한 숏패스에 의한 공간 창출입니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지고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하게 되면서 이러한 장점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고 오히려 드문 역습상황에서까지 빠르고 간결한 전방으로의 롱패스를 해야 할 타이밍에도 강박적인 숏패스 컨셉을 유지하다가 최적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불필요한 체력만 소모해야 했습니다.

   

 

이 밖에도 일본은 중앙수비수들이 경고를 받으면서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지 못했던 것과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던 가가와의 지독한 부진도 무시할 수 없는 또 하나의 패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이미 경기를 치른 호주와 일본이 일본이 패했고 조편성이 그다지 유리하지 않은 이란과 우리나라가 이제 첫 경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숙적 일본의 경기 결과가 우리에게는 자극제와 같은 동기부여가 되는 부분도 있으므로 이번 일본과 코트디부아르 경기는 상대에 대한 압박과 협력수비, 그리고 체력 안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하나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18일 펼쳐지는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우리팀이 반드시 러시아를 잡아내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 먼저 첫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의 6부 능선을 넘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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