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습에 무너지는 점유율 축구 [UCL 4강 판도]

바이에른 뮌헨 0 vs 1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0 vs 0 첼시

     

가장 현대적인 전술로 부각되던 티키타카에 의한 점유율 축구의 위력이 점차 사그라드는 것일까?

2013-2014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 판도에서 이러한 변화가 조심스럽게 감지되고 있다. 

  

짧은 패스로 상대의 진을 빼고 수비의 허점을 파고들어 득점을 하여 승리를 거머쥐던 티키타카의 전형 바르셀로나가 일찌감치 탈락하여 UCL 4강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는 스페인이 브라질에게 완패했다.

  

그리고 분데스리가 특유의 힘을 가미한 독일식 티키타카의 전형으로 가장 현대적인 축구를 구사한다던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이번 UCL 4강 1차전 원정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0대1로 패했다.

  

 

경기내용만을 놓고보면, 뮌헨은 점유율면에서 64대36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으며, 패스 수에 있어서는 700대270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의 견고한 수비벽에 막혀 경기를 리드하고도 결정적인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레알 마드리드의 날카로운 측면 역습에 의한 벤제마의 결승골 한 방에 무너진 것이다.

(아트레티코 마드리드 역시 잔뜩 웅크리고 역습을 구사하던 첼시에게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0대0으로 비겼다)

  

압박축구의 대항마로 등장한 티키타카는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 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하며 승률을 높여왔지만, 타이트한 압박을 자제하고 수비를 견고히 하면서 체력을 비축한 다음, 빠르고 날카로운 측면 역습을 시도하는 새로운 대응 전술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구와 농구에 비해서 경기를 지배하고도 질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의외성이 많은 경기가 바로 축구다.

이것이 바로 축구의 묘미로서 전력이 약한 팀이 강팀을 무너뜨리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축구전술의 대세는 이제 역습축구가 될 것인가?

물론,, 이번 UCL 4강 1차전만을 두고 이렇게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러한 대응 전술의 구사는 어느 정도의 레벨을 갖춘 팀들에게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며, 팀의 특성과 수준을 무시하고 무조건 모방한다고 해서 용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잔뜩 웅크리며 빠른 역습을 노리는 이와 같은 전술은 오히려 전문 윙어를 이용하여 측면을 돌파하는 고전적인 축구 전술과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중앙돌파형 윙포드를 이용한 스위칭 전술에 의외로 맥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축구에 있어서 가장 독창적이며, 완벽한 전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그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전술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감독은 상대팀의 팀컬러와 전술운용 방식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에 대비한 최선의 대응 전술을 고심할 수 밖에 없으며, 선수들은 감독이 요구하는 전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바이에른 뮌헨은 단지 1차전을 패했을 뿐이다.

하지만 비록 상대가 최강 클럽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이긴 하나,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며 가장 현대적인 축구를 구사한다던 바이에른 뮌헨의 패배는 경기 직후 우승 후보가 레알 마드리드로 바뀌는 등.. 예상보다 적지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따라서 뮌헨의 홈에서 펼쳐지는 UCL 4강 2차전에서는 자신들을 겨냥했던 레알 마드리드의 대항 전술에 대해 이번에는 뮌헨이 어떻게 대응할지, 바이에른 뮌헨이 과연 2연속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을지.. 

두 팀의 경기 결과 못지않게 전술적 트렌드의 변화 여부에도 사뭇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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