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2011 아시안컵, 그리고 두 영웅의 은퇴

 

"우리 선수들은 한 번도 지지 않았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 폐막, 조광래 감독의 인터뷰 멘트)

 

어느덧 한 달여 여정으로 우리 팀의 카타르 아시안컵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

3위를 차지한 이번 경기 자체에 대한 소감 보다도 2002년의 추억을 함께 간직하게 해 준 두 영웅의 마지막 헹가레 장면이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캡틴으로서 팀의 대들보로서, 그리고 언제나 모든 선수들의 뒤에서 함께 이끌어 준 숨은 조력자로서 한 세대의 화려했던 영광과 추억이 아름다운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

 

마치 2002년 홍명보-황선홍 두 영웅이 그랬던 것처럼.

막내 손흥민의 무등을 타고 환하게 웃는 이영표선수의 모습에서 쓸쓸한 퇴장이 아닌 오히려 개선자의 행복한 미소를 보았다.

 

그만큼 이번 아시안컵은 월드컵이 아닌 다른 무대에서도 많은 추억과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 주었고, 무엇보다도 좋은 경기 내용과 유망한 젊은 선수들의 등장이 그들의 뒤안길을 더욱 화려하게 받쳐주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고 행복하기까지 하다.

 

막내-손흥민의-무등을-타고-2011-아시안컵을-마지막으로-대표팀에서-은퇴하는-이영표가-웃음으로-화답하는-모습
이영표은퇴

 

'왕의 귀환'이라는 슬로건으로 넘치는 자신감과 뛰어난 경기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아시아의 강팀과 모두 싸워 한 번도 지지 않았고(일본과의 준결승전 승부차기 공식 결과는 무승부임), 아쉬운 2등보다 행복한 3위를 차지해서 적어도 오늘 그 경기장에서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이었다.

 

이러한 기운과 감동을 잘 이어가서 우리 축구가 더욱 더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모든 팬들이 자신의 대리 만족 배출구를 위해 온라인상에서 악플을 일삼지 말고, 부디 선수들을 아껴주고 K-리그에는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애정과 관심,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와 축구 자체를 건전히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함께 이루어지길 기원하면서 그동안 아주 잠시였지만, 축구팬들을 축덕 폐인으로 만들었던 이번 아시안컵의 추억이 오래 남아 있기를 희망한다.

 

다시 한 번 이영표-박지성, 이 두 선수에게 남아있던 모든 성원을 보내며 오랫동안 기억할 것을 약속한다...

 

 

P.S..

싸커엔젤, 다음블로그 2011년 1월 29일 아시안컵 3·4위 결정전 직후, 박지성, 이영표 국가대표 은퇴를 기념하여 포스팅했던 글  (원제 : 본 포스트 제목과 동일)

 

 

⚽ 싸커엔젤 블로그에 대하여

  

이 포스트는 본 블로그 '싸커엔젤' 카테고리에 등록된 글입니다.

 

싸커엔젤은 제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다음 블로그의 이름이며, 축구와 소소한 일상을 주제로 꾸준히 유지해 왔던 블로그(닉네임 필명은 세라핌FC)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카카오의 다음 블로그 서비스 종료로 인해 모든 데이터를 백업한 후 본 블로그 '싸커엔젤' 카테고리에 다시 업데이트하여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비록 이전 글들이지만, 추억과 지난 시간의 기록이 간직되어 있기에 틈틈이 재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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