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이 전격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조국 장관이 검찰의 유례없는 집요한 수사 대상이 되고, 국민들을 블랙홀에빠뜨린 언론의 먹잇감이 되어 35일 만에 자진 사퇴를 결정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오전만 해도 검찰개혁방안 등을 발표한지 3시간 만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채 벌어진 일이라 황망하다고 밖에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경향신문

 

다음은 조국 법무장관이 직접 발표한 사퇴문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작업도 본격화 됐습니다. 어제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입니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합니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후회할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의 쓰임은 다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 동안 부족한 장관을 보좌하며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법무부 간부·직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임자가 오시기 전까지 흔들림 없이 업무에 충실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 10. 14.  조국 올림.

  

오마이,연합/인천뉴스

  

사퇴문 전문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현재까지 드러난 조국 장관 사퇴의 이유는,,

- 검찰 수사로 만신창이가 된 가족의 곁에 있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사유

- 이 문제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도록 자진 사퇴해야 하는 정치적 결정

- 어용 언론들과 반대 세력들로 인해 사회 전반에 걸쳐 이른바 '조국 블랙홀'에 매몰되어 가는 상황

- 이로 인해 국민들이 정치세력에 이용당하는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결정

- 이로 인해 민생 문제와 검찰개혁을 비롯한 다른 여러 개혁이 오히려 간과될 수 있겠다는 우려 (발목잡는 빌미를 차단하겠다)

- 국감을 하루 앞두고 수사 대상으로 지목되어가는 가운데 법률적 부담을 느낀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

등의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보다 더욱 정확한 이유와 배경이 밝혀지겠지만,,

현재도, 앞으로도 가장 중요하고도 절실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이다.

조국 장관이 사퇴문에서 '불쏘시개 역할..'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검찰개혁은 여전히 시작이며, 이 개혁의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야만 한다.

 

여러 가지 검찰개혁안도 시급하지만,,

검찰 비리를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수사하는 것 자체가 이미 공정성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수처 설치는 매우 시급하고도 절박한 사안이다.

  

연합뉴스

 

지금 우리 사회의 적폐는 검찰 조직 뿐만 아니다.

검찰, 경찰, 사법, 언론, 종교, 교육, 의료, 친일기득권 등.. 거의 모든 사회 조직 부문에 걸친 적폐 청산은 아직도 시작에 불과하다.

검찰개혁은 단지 우선순위에 있어 직면한 문제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적폐의 저변은 분명 민간적폐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위에 언급한 조직들의 적폐들은 이러한 민간적폐를 자양분으로 삼아 존재해왔으며, 또한 집요하게 이를 이용하여 계속 생존해나가려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다양한 형태의 민간적폐와 관련한 부분은 향후 포스팅하기로 한다)

 

조국 장관 사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문도 발표된 가운데 이 와중에도 나경원 자한당 대표는 "조국 사퇴는 사필귀정이고, 패스트트랙은 원천 무효다"라는 말과 함께 문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조국 장관의 개혁 드라이브는 검찰개혁 불씨를 위한 '불쏘시개' 희생양으로 안타깝게 막을 내렸다.

"조국 장관과 운석열 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이 허망한 꿈이 되었다(결국 치킨게임이 되어 버렸다"는 문 대통령의 말이 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안이 향후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불확실하나, 그동안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광장에서 그토록 치열한 '조국대전'이란 치킨게임을 벌인 국민들인 만큼,,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파생되는 결과 역시 국민의 몫이고,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의 선택이 결국 국민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게 되는 엄중한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많은 이의 눈과 귀과 거짓에 현혹되지 않기만을 바라는 것도 여전히 요원한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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