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결승전이라고 일컬어지던 이란과 일본의 2019아시안컵 4강 준결승전!

결과는 일본의 3대0 대승..

  

준결승 직전까지의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이란이 일본에게 지기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

일본이 이길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도 했지만, 박빙의 승부가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란은 후반전 45분 동안 일본에게 치욕스러울 정도로 철저히 유린 당했다. 

     

 

일본은 마치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이란을 기다렸다는 듯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펼치며 아시아 최강으로 여겨지던 이란을 큰 스코어 차이로 대파했다.

일본 실리축구의 집중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게다가 아시아의 티키타카 패스축구의 원조로 여겨지던 일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패스 위주 점유율 축구에서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는 스타일로 변모했다.

비유를 하자면, 스페인 식의 패스축구에서 이탈리아 식의 실리축구로 전환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란전 직전까지 1점차 승리를 지킨 것이 결코 요행이 아니라 수비력이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마치 우리가 과거의 일본식 축구를 하고, 일본이 임기응변에 능한 한국식 축구를 하는 느낌이었다.

(과거 일본은 한국축구를 가리켜 임기응변과 상황대처가 뛰어난 축구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가 있었으므로 이를 차용하여 표현한 것이다)

  

물론 일본-이란전에서 돌발 변수가 크게 작용한 부분이 있긴 하다.

후반 11분경 일본의 선제골이 터지기 직전 이란 선수들은 반칙이 발생한 줄 알고 수비진들이 모조리 심판에게 어필하고 있었고, 볼이 라인 밖으로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넘어졌던 일본의 미나미노가 벌떡 일어나 어수선한 틈을 타 크로스를 올린 것이 정확하게 오사코에게 연결되어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이후 조급해진 이란은 스스로 자중지란에 빠지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핸드볼 파울로 PK를 허용하여 2대0으로 스코어 격차가 더 벌어진 뒤 급격히 페이스가 무너진 채 종료 직전 추가골까지 얻어 맞으며 완전히 허망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결국 이란은 한국처럼 이번에도 아시안컵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정말이지 이번 만큼은 이란에게 동병상련을 느낄 정도다.  이란도 40년 넘게 우승을 못하고 있으면서 결승 문턱에서 일본에게 대패를 당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일본은 이번 결승 진출로 통산 5회(아시아 최다)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결국 일본은 또다시 컨페드컵 진출과 선수들의 유럽 스카우트 러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심기도 뒤틀리는 게 사실이지만, 이번 대회에서의 일본팀의 플레이는 면밀히 피드백하고 필요하다면 벤치마킹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AG 결승에서 모리야스 감독을 처음 봤는데 일본의 축구 스타일을 확 바꿔놓은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상대에 따라 상당히 유연하게, 그리고 과정보다는 이기는 축구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감독 같았다. (경기 중에 메모를 열심히 한다)

여우 리피, 에릭손, 케이로스 못지 않게 유능한 감각을 가진 감독으로서 한국팀이 계속 경계해야 할 대상인듯 하다.

이란전 직후 일본의 모리야스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이기는지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어쨌든 중동세가 득세하던 이번 2019아시안컵에서 일본이 최강으로 꼽히던 이란을 대파하면서 비중동 국가로서 매우 임펙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과연 일본은 통산 5회 아시안컵 우승을 거머쥐게 될까?

축구는 정말 알 수가 없다..

  

    

p.s.. 

이 와중에 한국 대표팀이 귀국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루진 못했지만, 어쨌거나 우리 선수들 열심히 싸웠다.

일각에서는 군 면제 문제가 걸려있지 않아서, 손흥민이 소속팀이 아니라서 대충 뛰었다느니 어쩌니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자신의 인격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생각과 말은 좀 가려서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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