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뉴스룸의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 씨 폭로 인터뷰가 있었다. 

 

피해자인 안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는 초췌한 모습으로 jtbc 뉴스룸에 나와 8개월간 4차례에 걸친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국내에서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직접적인 원인, 즉 '만연된 성폭행, 성희롱에 대한 용기있는 행동이 검찰내 성폭력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로부터 시작하여 軍·관료조직, 의료, 종교, 교육, 문화, 예술계 등 전 부문에 걸쳐 이어지는 가운데 언제쯤 정·재계로 확산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그 시작이 내심 개인적으로 예상하고 있던 정치인들이 아닌(물론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겠지만) 생각치도 못했던 안희정 지사라는 사실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안 지사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과 경합을 벌이기도 했고,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지은 씨의 폭로가 보도된 후 그나마 안희정 지사는 비서실의 섣부른 변명을 바로 잡으면서 곧바로 모든 잘못을 인정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부분은 그래도 그동안 폭로된 가해자들이 요리조리 간을 보며 궁색한 변명을 일삼다가 궁지에 몰려서야 겨우 사실을 인정하는 모습과는 조금 차별된 모습이다.

물론 이 또한 jtbc뉴스룸이 강압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 유무를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전후 시점이긴 하다.

 

그러나 어쨌든 안 지사에 대한 이러한 폭로는 특사단 방북과 지방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라 파장을 더욱 증폭시킬만한 타이밍이에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동안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깊숙히 뿌리내리고 있었던 갑을 적폐의 한 형태인 性 관련 적폐가 이번에는 이러한 시점에 여권 핵심인사와 관련되어 터져나옴으로써 모든 부문에 걸친 정화작업이 필요한 미투운동이 자칫 단지 정치적인 악용으로만 확산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미투운동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자들을 철저히 경계한다.

 

그동안의 정치권 잣대를 보면 실체적 본질보다는 내로남불 식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안을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개인적 인권문제를 곧바로 선거와 정치에 이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측에서도 과연 이 사건과 관련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전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전여옥 작가도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런 부분을 통렬히 지적하고 있다)   

  

아무튼 미투운동의 확산으로 우리는 추한 갑질문화와 타락한 性문화, 그릇된 性인식에서 파생되어 그동안 너무도 당연시(?) 되어온 性범죄이 사회 정치˙경제˙종교 특권계층 뿐만 아니라 의료˙교육˙문화 기득계층, 그리고 知的 오만을 의심케하는 사법부 판결 및 평범한 일반 민간부문에까지 얼마나 넓고 깊게 뿌리박혀 있는지 실감하게 되었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자신의 동료들이나 수사기관, 사법기관에서조차 2차, 3차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일고 있는 미투운동은 새로운 멘탈혁명 중의 하나이자 그 불씨이며, 現 우리 사회의 절실한 지상과제인 모든 적폐 청산의 일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용기를 내어 거대한 빙산에 맞서 나온 김지은 씨, 서지현 검사와 같은 피해자들과 공정한 보도로써 신뢰감을 주는 jtbc가 있어 그나마 아직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jtbc의 이러한 진정한 저널리즘이 변질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미 언급했듯이 빙산은 이제 겨우 그 일부를 드러냈을 뿐이다.

차기 강력 대권주자를 잃은 민주당은 그 충격이 크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번 안희정 지사 사태로 인해 彼我를 가리지 않는 엄격한 원칙과 잣대의 본보기로서 차라리 그저 먼저 맞을 매를 맞은 것일 뿐이다.

정치·경제 부문의 거대하고 견고한 벽 속에 감춰진 온갖 비리와 추악한 性추문의 빙산은 여전히 일각도 드러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서지현 검사와 김지은 씨에 의해 드러난 특권층 빙산은 여전히 일각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정치·경제계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된 피해를 받은 더 많은 이들이 김지은 씨와 서지은 검사의 용기있는 행동에 동참하여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더 많은 실체를 수면 위로 드러내주는데 힘을 보태주고 많은 이들이 이를 지지하고 지켜주었으면 한다.

 

본질적인 사안에 대한 근본적인 노력보다는 이번 일로 더욱 목청을 높여 비난하며 정치적으로만 악용하려는 자들 가운데는 오히려 신의 추악한 일면을 지금도 철저히 은폐하며 폭로에 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번 일에 대한 충격이 여전히 채 가시지 않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이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던 실체들이 미투운동에 의해 마침내 가장 큰 빙산이라 할만한 정치, 재계쪽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 성매매 사건의 보도는 미투운동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다시 한 번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행동과 jtbc의 균형있고 신뢰감을 주는 공정한 보도에 각각 위로와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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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MeToo #With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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