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원칙과 역할이 실종된 사회의 참담한 현실

    

세월호 침몰사고...  정말 있어서는 안될 대형사고가 또 터졌다.

  

전쟁이 아닌 재난으로서는 가장 큰 해상사고라는 외신보도도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런 대형사고가 빈번한 것일까?

  

 

세월호의 사고원인에 대해 지금까지 밝혀진 사항들만 봐도 이미 대형참사와 깊은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들 뿐이다.

 

이미 일본에서 18년이나 된 선박이었고,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선체를 개조했으며, 경험이 적은 승무원들이 세월호를 조작했고, 잦은 고장을 일으켰던 조타장치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가 없었다.

또한 구명정을 비롯한 각종 비상 장비들도 제대로 점검이 되어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가동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용납될 수 없는 부분은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의 사고에 대처하는 어처구니 없는 직무유기적 행태였다.

승객들에게는 후속 방송 없이 그저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말만 하고 자기들만 먼저 탈출하여 구조되는 것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군대에 간다.

군대에서는 언제나 군복과 모포의 각을 잡으면서까지 관물함 정리를 하고 점호를 받는다.

수시로 총기수리를 하고 경계근무에 나가기 전에는 경계위치와 사격구역 등의 역할임무를 숙지하고 교대시 변동 및 특이사항을 빠짐없이 신송한다.

  

군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언젠가 발생할지도 모를 그 단 한 순간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군대의 존재 이유가 바로 이런 순간을 막아내기 위한 것이니까.

마찬가지로 선박의 선장과 승무원들은 평소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고, 만에 하나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면 원칙과 역할에 맞게 안전확보를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한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비율적으로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어째서 메뉴얼과도 같은 원칙과 자신의 역할이 실종된 사회가 된 것일까?

아무리 억지로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역할과 책임감까지 팽개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원칙대로 행동한 사람은 병역의무와 거리가 멀고, 간부급 승무원도 아닌, 바로 세월호의 안내원이었던 故박지영 승무원 뿐이었다.

  

 

그런데 비단 이번 사고에만 국한되지 않은 심각한 문제는 바로..

우리는 이미 원칙과 역할이 실종된 사회의 참담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가치, 같은 일을 해도 차별된 보상을 받는 사회, 목적을 위해서는 철저히 무시되는 원칙, 노력을 해도 올라서기 힘든 사회, 실패를 하면 재기가 불가능한 사회, 책임을 지기보다는 추태를 무릅쓰고도 철저히 책임을 모면하려는 행태,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의 실종,, 그러면서도 내수와 세수를 걱정하며 출산률을 걱정하는 나라..  

정말 이런 끔찍한 모습들이 설마 우리 대한민국의 異面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지금은 부디 많은 이들이 구조되는 기적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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