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축구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 최종 예선을 겸한 2016 AFC U-23 챔피언십 대회 결승에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일본에게 2-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루고도 '도하의 충격'이라고 표현될 만큼 이번 한일전 역전패는 그만큼 씁쓸하고도 강한 여운을 남기고 있으며,,

 

수비 불안, 경기 운영 및 전술적 판단 미스, 과거와 달리 현저하게 약해진 체력 등.. 

일본에게 역전패를 당한 요인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과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일단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여러 가지 난관과 핸디캡을 극복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새롭고 기술적인 팀컬러를 선보이며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루어낸 신태용 감독과 우리 올림픽 대표 선수들이 거둔 값진 성과를 한일전 패배의 결과만을 두고 비난하거나 평가절하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일본의 축구가 확 달라졌다는 것이다.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모든 경기에서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체력적 안배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후에 후반전에는 확보된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강하고 빠른 역습을 통해 상대팀을 무너뜨리는 전술을 펼쳐왔다.

 

그리고 한국팀을 상대로 과격한 몸싸움과 체력전도 불사하며, 체격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피지컬적인 면에서도 비장하리만큼 적극적인 투지를 발휘하는듯 했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 세밀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공간을 활용하는 -그러나 강팀의 피지컬과 선 굵은 축구에는 매우 취약한 일면을 드러내기도 하여 '겉멋만 든 축구라는 조소를 듣기도 했던- 일본 특유의 기술적인 패싱축구와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어쩌면 이번 대회만큼은 일본이 한국식 축구를 하고, 우리가 기존의 일본처럼 세밀한 축구를 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어쨌든 비록 우리팀이 언뜻 보기에는 말도 안 될 정도로 납득할 수 없는 황당한 전개로 역전패를 당하고, 일본축구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팀이 일본보다 못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우리팀의 안정적인 볼키핑력과 화려하면서도 세밀했던 2선 공격진의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와 다양한 공격루트, 그리고 상대팀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화하는 전술적 유연함(일본전 제외) 등은 일본 못지 않게 달라진 한국축구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후반전 들어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과 다소 불안한 수비라인은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그리고 그라운드 내에서 중심을 잡고 흐름을 조절할 게임 메이커의 육성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이 부분은 아마도 와일드카드를 선택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축구의 장점인 빠르고 강한 선 굵은 축구의 장점을 잃지 않은 채, 이번 신태용호가 보여준 빠르고 세밀한 전개의 팀컬러가 접목되어 다양하고도 유연한 경기를 펼쳐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 이 모든 것은 (심지어 정신력 부분에서도) 반드시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연장전까지 120분 단 한 경기 풀타임을 뛸 체력이 아니라, 모든 토너먼트 일정을 견뎌낼 체력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쉬운 말은 아니지만,,

이제부터는 이번 한일전 역전패를 설욕하기 위해서라도 리우 올림픽 본선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물론 일본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착실히 대비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 예전에 보았던 일본축구의 변화에 대한 관련 포스팅)

일본축구가 변화하고 있다

축구와 야구,한국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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